'방북' 분위기 띄우는 시진핑…中 선물에 '북한 핵보유 인정' 들어가나

조성준 기자, 베이징(중국)=안정준 특파원
2026.06.08 16:50

[the300]
7년만 방북하는 시진핑…북한에 줄 '선물'에 관심
'비핵화' 언급 없는 중국…핵보유 인정 시 또 다른 과제 주어질 것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김정은 당 총비서가 지난 4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국가주석과 회담을 진행했다고 5일 보도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북중 정상회담이 7년 만에 개최됐다. 시 주석의 이번 방북길에 풀어놓을, 이른바 '선물 보따리'에 북한의 핵 보유를 중국이 인정하는 메시지가 담길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8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정오 전용기를 타고 평양에 도착해 북한 국빈방문 일정을 시작했다. 1박2일로 이뤄지는 이번 시 주석의 방북 일정에는 부인인 펑리위안 여사도 동행했다.

시 주석과 부인 펑리위안 여사가 차를 타고 광장에 도착하자 기마 의장대가 도열해 맞이했고 군악대는 환영곡을 연주했다. 김 위원장과 부인 리설주 여사는 광장에서 시 주석 부부를 직접 영접했다. 환영행사가 종료된 후에는 시 주석 부부의 숙소인 금수산영빈관으로 이동했으며, 김 위원장과 리 여사가 직접 영빈관까지 대동했다.

[서울=뉴시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북한 국빈방문을 위해 8일 평양에 도착해 7년 만의 북한 국빈 방문 일정을 시작했다. 평양 순안공항에서 시 주석 부부를 영접하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리설주 여사. <사진출처: 중국중앙 TV> 2026.06.08

시 주석은 이날 평양행을 앞두고 북한 대내 매체 노동신문 1면에 기고문을 게재하며 방북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시 주석은 북중 관계의 전통성을 언급하며 전략적 의사소통과 함께 관계를 더욱 발전시켜야 할 것임을 강조했다.

특히 시 주석은 미국 등 서방에 맞선 새 진영을 북한 등과 구축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패권주의와 강권정치를 반대하며 군국주의 부활을 꾀하고 지역의 안전과 안정에 위해를 주는 모든 야욕과 책동을 반대해야 한다"고 전했다.

시 주석의 방북은 지난해 김 위원장의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전승절 80주년 기념행사 참석에 대한 답례 차원으로 풀이된다. 집권 이후 폐쇄주의적 행보를 이어온 김 위원장이 다자외교 행사에 모습을 드러내며 중국의 반(半)서방 연대 구성에 힘을 실어준 바 있다.

이에 따라 시 주석이 북한에 어떤 '선물'을 제공할지도 주목된다. 경제적으로는 광역두만간개발계획(GTI) 협력을 강화하는 구상을 제시할 것으로 관측된다. 북한이 가장 절실하게 바라는 중국인 단체관광 허용도 이번 계기로 이뤄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북핵 문제 주목…중국 '핵보유' 인정하나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회견 '대체불가 대한민국'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06.08. bjko@newsis.com

한국으로선 중국이 북한의 핵 보유를 어디까지 인정할지가 중요한 문제다. 중국은 최근 3여년간 북한의 반발을 의식해 공식 문서에서 '비핵화'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고 있다.

시 주석은 2019년 6월 방북 전에도 노동신문에 기고문을 게재했다. 이번 기고문과 가장 큰 차이점은 앞선 기고에서는 '비핵화' 문제를 한반도 문제의 해결 지점으로 언급했다는 것이다. 이번 기고문에서는 관련 언급이 사라졌다. 북한의 '비핵화 거부 입장'을 일부 수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이번 회담을 핵보유국 지위를 공고히 하기 위한 계기로 삼고자 할 것으로 보인다. 전날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총무부장은 미중 정상이 북한의 비핵화에 동의했다는 미국의 주장을 부인하면서 "우리의 핵보유국 지위는 절대불퇴의 한계선이며 누가 인정하든 말든 엄연한 현실"이라고 밝혔다.

중국의 북핵 대응 기조가 본격적으로 변화하는 모습을 보이는 만큼 이재명 정부에게는 '한반도 비핵화' 목표에 또 다른 과제가 주어지는 상황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북한의 비핵화 문제를 '중단-축소-폐기'라는 구조로 접근한다는 'END 구상'을 지난해 제시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도 "비핵화 목표를 포기해서는 안 된다"며 "장기 목표를 포기하지 않되 일단 단기적으로 지금 상황을 중단시키는 것이 우선"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단기 목표는 핵물질 추가 생산 중단과 같은 (일종의) 모라토리엄으로 잡고 현실적으로 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중국은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 요구를 일정 부분 수용해 주는 제스처를 취하면서 중국의 국익을 극대화하려고 할 것"이라며 "중국이 북한의 핵을 묵인한다는 것은 미국 중심의 NPT(핵확산금지조약) 질서 약화를 의미하며, 중국이 주도하는 '다극화 질서'에서 북한도 정당한 주권과 안보를 누릴 권리를 보장해 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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