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한국과 이탈리아 주요 기업인들을 만나 "힘을 합치면 하나 더하기 하나는 둘이 아니라 훨씬, 그 이상일 것으로 확신한다"며 양국 경제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 시내 한 호텔에서 열린 '한-이탈리아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서 "예술과 과학, 창의성과 이성의 결합으로 인류 문명의 도약을 이뤄낸 이곳 이탈리아에서 우리 양국의 미래 협력을 논할 수 있게 돼 기쁘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인공지능 혁명으로 대표되는 기술 패권 경쟁의 심화, 또 공급망 재편으로 표현되는 국제 경제 질서가 급변하고 있다"며 "글로벌 불확실성이 높아질수록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와의 기술 인재 공급망 네트워크가 기업의 경쟁력 그리고 나아가서 국가 전체의 산업 기술 경쟁력을 좌우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기초 과학 강국으로서 창의적인 공학 디자인 역량을 갖춘 이탈리아, 그리고 첨단 제조 강국으로 기술 혁신 역량을 갖춘 대한민국, 이 두 나라는 그야말로 최적의 파트너라고 생각한다"며 "양국이 힘을 모아간다면 새로운 산업 질서와 혁신 생태계를 함께 설계하는 커다란 시너지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탈리아는 유럽연합(EU) 국가 중에서 대한민국의 4위 교역 국가"이라며 "우리 양국의 경제 규모나 또 제조 역량들을 고려해 볼 때 향후 교역과 투자는 더 확대될 여지가 충분하다. 그만큼 양국 경제 협력의 잠재력이 매우 크다라는 의미"라고 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미래 성장 동력의 기반인 인공지능, 반도체, 항공우주 등의 전략 첨단 산업 분야의 협력이 핵심적인 과제"라며 "이런 첨단 산업을 뒷받침하기 위해 에너지, 인프라 분야에서 함께 튼튼한 공급망을 구축하는 것도 참으로 중요한 과제일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양국 문화에 대한 상호 호감도 매우 높다"며 "양자 간의 호감도는 양국 간 협력에 커다란 자산이 될 것이다. 바이오, 헬스케어를 비롯해서 화장품, 푸드 같은 소비재 분야의 협력도 매우 유망하다고 보여진다"고 했다.
또 "여기 함께하신 우리 기업인 여러분들의 손에 우리 양국의 산업 경제 발전의 미래가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며 "현장에서 느낀 경험과 지혜를 서로 나누고 새로운 협력의 기회를 포착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11일 세르지오 마타렐라 이탈리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 관계를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AI-방산-우주-바이오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 관계를 더욱 심화하고 구제화할 전망이다.
이날 현장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구자은 LS그룹 회장,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등 주요 그룹 총수를 비롯해 성김 현대자동차 사장, 김동춘 LG화학 사장, 최수연 네이버 대표, 문재영 HD건설기계 사장, 김종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사장 등이 참석했다. 유럽 내에서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K-푸드 및 패션 분야 협력을 위해 김정수 삼양식품 회장, 최병오 패션그룹형지 회장도 참여했다.
이탈리아 측에서는 안토니오 타야니(Antonio Tajani) 부총리 겸 외교부 장관을 포함한 정부 고위급 인사를 비롯하여 조르조 마르시아이 이탈리아경제인연합회 부회장, 이탈리아 최대 조선기업 핀칸티에리의 비아죠 마조타 회장, 방산 및 항공우주 기업 탈레스 알레니아 스페이스 이탈리아의 잠피에로 디 파올로 CEO(최고경영인), 페라리의 베네데토 비냐 CEO 등도 참석했다.
이날 라운드테이블에서는 △전략·첨단산업 △에너지·인프라 △미래유망산업(바이오·제약, 식품, 코스메틱 등) 세 분야에서 양국 기업들이 협력 방향을 제시했다.
삼성, 현대차, 네이버, 항공우주산업(KAI) 등은 반도체, AI, 방산 등 전략, 첨단산업 분야의 시너지 도출 방안을 논의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탈레스 알레니아 스페이스 이탈리아와의 협력을 통해 양국 위성 기술을 결합해 글로벌 위성 수출 시장에 공동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또 한국형 기동헬기 수리온의 동력 전달장치 국산화를 위한 이탈리아와의 기술 개발 협력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LS는 2014년 비유럽 기업 최초로 이탈리아 국영 송전회사 테르나의 전력망 사업을 수주한 데 이어 최근 8000만유로 규모의 가공 송전선 프로젝트를 추가 수주, 유럽 전력 인프라 시장에서 성과를 이어가고 있다. LS는 이탈리아 R&D(연구개발) 센터를 중심으로 유럽 내 에너지 전환에 기여하겠다는 계획을 공유했다.
HD건설기계는 이탈리아 정부가 최근 초감가상각제도 관련 EU 역내 생산 한정 조항을 삭제한 데 대해 "양측 정부의 노력으로 한국산 기계 장비의 현지 진출 여건이 개선된 것에 감사의 뜻을 전한다"고 했다. 초감가상각제도란 혁신형 기계장비 및 설비 투자시 감가상각비를 추가 인정해 실제 구매가보다 높은 금액을 비용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해 법인세 부담을 완화하는 세제 혜택이다.
미래 유망산업 세션에서는 바이오, 코스메틱, 패션 등 고부가가치 창출이 기대되는 분야에서 생산, 기술, 브랜드 협력을 아우르는 협력 방안이 논의됐다.
바이오 분야에서는 유럽 제약·바이오 위탁개발생산(CDMO)시장의 23%를 차지하는 이탈리아의 생산거점으로서의 경쟁력이 주목됐다. 한국의 바이오 스타트업 큐어버스는 이탈리아 제약사 안젤리니 파마(Angelini Pharma)와의 3억6000만달러 규모 기술수출 성과를 공유하며, 난치성 뇌질환 치료 신약 개발 및 상업화 분야의 협력 가능성을 구체화했다.
코스메틱 분야에서는 이탈리아 제조자개발생산(ODM)기업 케미노바(Keminova) 인수를 통해 현지 생산 거점을 마련한 코스맥스가 K-뷰티의 유럽 시장 확대를 이끌겠다는 구상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