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당권은 당원에 있고 모든 권력은 당원으로부터 나온다." (정청래 전 민주당 대표)
"성별·세대·지역 등 다양한 목소리가 더욱 잘 반영될 수 있어야 한다." (김남희 민주당 의원)
8.17 전당대회를 앞둔 여당 내부에서 '1인1표제'와 관련해 표출된 이견이다. 이미 도입된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의 보완을 위해 세대별·지역별 당원 편중 현상을 바로 잡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여전하다. 보스 정치의 종말과 '당원주권시대'를 여는 과정의 불가피한 성장통이란 분석도 있지만 '당심'이 특정 당원을 중심으로 움직일 경우 대의 민주주의와 전국 정당화의 기반이 되레 약화할 수 있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정당법은 정당을 '국민의 이익을 위하여 책임 있는 정치적 주장이나 정책을 추진하고 공직선거의 후보자를 추천 또는 지지함으로써 국민의 정치적 의사 형성에 참여함을 목적으로 하는 국민의 자발적 조직'이라고 정의한다. '당비를 내는 당원'만 대변하는 정치적 결사체가 아니라는 의미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의 당원은 단기간에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민주당은 문재인 전 대통령이 대표를 지낸 2015년 국내 정당사상 최초로 모바일 당원 모집을 시작해 터치 몇 번만으로 당원 자격을 부여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대규모 탈당 사태를 맞은 홍준표 대표 체제의 자유한국당은 '월 1000원 이상 3회 이상 납부'라는 파격적인 당원 가입 요건을 제시했다.
양당은 문턱을 낮춘 뒤 의사 결정에 당심을 반영해 당원들의 효능감을 키웠다. 민주당은 고(故) 이해찬 전 대표 체제였던 2019년 모바일 플랫폼 기반의 전 당원 투표제를 도입하고 비례 위성정당 창당 여부를 당원 판단에 맡겼다. 2021년 모바일 투표를 도입한 국민의힘은 당 대표·대선 경선 등을 100% 당원 투표로 치렀다.
여기에 '팬덤 효과'가 더해져 당원이 가파르게 증가했다. 문 전 대통령 재임기엔 '친문'(친 문재인) 성향 지지자들이 적극 반응했다. 2022년 대선 경선 과정에선 이재명 대통령 지지층이 대거 당으로 유입됐다. 국민의힘 역시 당원들이 역대 최연소 이준석 대표 체제를 탄생시켰다. 정치 신인이던 윤석열 전 대통령의 경선 및 대선 승리를 견인한 것도 당원들이었다.
부작용도 속출했다. '숙의'가 사라지고 '팬덤'만 남았다는 비판이 양당 안팎에서 공히 나왔다. 민주당은 이재명 전 대통령의 대표 시절과 정청래 전 대표 체제를 거치면서 당원 권리가 거듭 강화됐지만 계파 갈등이란 역효과를 낳기도 했다. 국민의힘도 마찬가지다. 불법 비상계엄과 헌정사 두 번째 현직 대통령 탄핵을 자초한 윤 전 대통령 사례를 보면 당원의 선택이 늘 옳은 결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결론이 나온다. 강성 당원 중심의 정당 운영이 '징계 정치'를 고착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당원 편중 현상도 여전하다. 500만 당원의 민주당은 여전히 지역적으론 '수도권·호남', 연령별론 '50·60대' 비중이 압도적이다. 440만 당원의 국민의힘도 'TK(대구·경북)'와 '70대 이상'이 많다. 전국 정당으로 평가하기 민망한 상황이다.
민주당 한 의원은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에 "민주당은 과거 호남과 농촌을 대표했던 민주평화당이 전국 기반 정당으로 성장한 정당"이라며 "당원 권한의 과도한 확대로 숙의 민주주의와 멀어진다면 대안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