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지키자"… 호남 결집, 이번에도 승패 갈랐다

김도현 기자
2026.08.18 03:12

범진보진영 내부 공격 반발심
당청 관계 조정능력에 힘싣기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가 17일 대전 유성구 대전컨벤션센터 제2전시장에서 열린 제3차 정기전국당원대회에서 2030청년 토크 콘서트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

전례없이 치열했던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가 김민석 신임 당대표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승패를 가른 건 김 신임 대표를 압도적으로 지지한 호남 권리당원의 표심이었다.

민주당의 핵심 지지기반으로 정치적 고비마다 전략투표 성향을 보였던 호남이 '국정안정'을 위해 또다시 이재명 대통령의 손을 들어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청래 후보의 선명성과 개혁성보다는 김 대표의 안정감과 확장성, 당청·당정 관계조정 능력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지역별 순회경선 및 이날 발표된 대의원·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김 대표에게 확실한 승기를 안겨준 곳은 호남이었다. 지난 15일 실시된 호남권 순회경선에서 김 대표는 57.5%의 득표율로 정청래 후보(32.7%)를 25%포인트 가까이 크게 앞섰다.

열세로 예상된 서울·경기권 순회경선에서도 초접전 끝에 정 후보를 누르고 신승했다. 이어진 대의원투표 및 일반 국민여론조사에서도 우위를 점해 김 대표가 최종 승리했다. 호남권 순회경선 이후 당 안팎에선 "이미 승부가 갈렸다"는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정치권에선 호남이 이 대통령의 안정적인 국정수행과 차기 총선 승리지원을 위해 전략적으로 김 대표를 선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호남은 민주당의 뿌리이자 텃밭으로 전통적으로 민주진보 진영의 통합과 화합을 중시하는 전략적 투표성향을 보였다. 이런 측면에서 이 대통령 집권 2년차 안정적 국정운영의 동반자이자 2028년 총선 지휘관으로 김 대표를 낙점했다는 것이다.

김 대표 개인에 대한 호감보다 이 대통령을 염두에 둔 표심이었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특히 당청·당정 간 불협화음이 이어질 경우 차기 총선은 물론 대선에까지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이 국가의 명운을 걸고 추진하는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등 3대 메가프로젝트도 호남권 표심에 적잖은 변수가 된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정부 초대 총리로 국정 컨트롤타워였던 김 대표가 호남권 성장과 발전의 기회를 살릴 적임자라는 판단을 했다는 것이다.

친청(친정청래)계 지지층 일각에서 '반도체 매표'라는 감정적인 비난이 나온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읽힌다. 친청계에선 정 후보가 당대표 시절 호남발전특별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호남에 지속해서 공을 들였는데 반도체 클러스터로 판세가 뒤집혔다는 평가도 나왔다.

호남이 이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준 건 이번 전당대회만은 아니다. 2022년 대선 경선 당시 이 대통령은 호남에서의 승기를 바탕으로 경쟁자인 이낙연 후보를 꺾고 민주당 대선 후보에 올랐다. 이 대통령이 당대표 연임에 도전한 2024년 전당대회와 지난해 대선 경선에서 90%에 육박하는 압도적 지지로 힘을 보탠 곳도 호남이다.

친명(친이재명)계 한 의원은 "보수논객인 정규재씨가 과거 '광주가 선택하면 민주당이 따라간다'고 표현하며 호남을 두고 '참 정치 잘한다'고 했는데 당시의 논평이 딱 들어맞은 전당대회 결과"라고 평가했다. 이 의원은 "호남은 호남 사람을 찍지 않고 전국적으로 승리할 사람에게 표를 준다.

이 대통령과 노무현·문재인 전 대통령이 대표사례"라며 "보수진영뿐 아니라 범진보진영 내부의 공격으로 지지율이 떨어지는 이 대통령을 지지하고 보호하기 위해 호남이 움직인 것같다"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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