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진보진영 내부 공격 반발심
당청 관계 조정능력에 힘싣기

전례없이 치열했던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가 김민석 신임 당대표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승패를 가른 건 김 신임 대표를 압도적으로 지지한 호남 권리당원의 표심이었다.
민주당의 핵심 지지기반으로 정치적 고비마다 전략투표 성향을 보였던 호남이 '국정안정'을 위해 또다시 이재명 대통령의 손을 들어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청래 후보의 선명성과 개혁성보다는 김 대표의 안정감과 확장성, 당청·당정 관계조정 능력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지역별 순회경선 및 이날 발표된 대의원·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김 대표에게 확실한 승기를 안겨준 곳은 호남이었다. 지난 15일 실시된 호남권 순회경선에서 김 대표는 57.5%의 득표율로 정청래 후보(32.7%)를 25%포인트 가까이 크게 앞섰다.
열세로 예상된 서울·경기권 순회경선에서도 초접전 끝에 정 후보를 누르고 신승했다. 이어진 대의원투표 및 일반 국민여론조사에서도 우위를 점해 김 대표가 최종 승리했다. 호남권 순회경선 이후 당 안팎에선 "이미 승부가 갈렸다"는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정치권에선 호남이 이 대통령의 안정적인 국정수행과 차기 총선 승리지원을 위해 전략적으로 김 대표를 선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호남은 민주당의 뿌리이자 텃밭으로 전통적으로 민주진보 진영의 통합과 화합을 중시하는 전략적 투표성향을 보였다. 이런 측면에서 이 대통령 집권 2년차 안정적 국정운영의 동반자이자 2028년 총선 지휘관으로 김 대표를 낙점했다는 것이다.
김 대표 개인에 대한 호감보다 이 대통령을 염두에 둔 표심이었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특히 당청·당정 간 불협화음이 이어질 경우 차기 총선은 물론 대선에까지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이 국가의 명운을 걸고 추진하는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등 3대 메가프로젝트도 호남권 표심에 적잖은 변수가 된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정부 초대 총리로 국정 컨트롤타워였던 김 대표가 호남권 성장과 발전의 기회를 살릴 적임자라는 판단을 했다는 것이다.
친청(친정청래)계 지지층 일각에서 '반도체 매표'라는 감정적인 비난이 나온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읽힌다. 친청계에선 정 후보가 당대표 시절 호남발전특별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호남에 지속해서 공을 들였는데 반도체 클러스터로 판세가 뒤집혔다는 평가도 나왔다.
호남이 이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준 건 이번 전당대회만은 아니다. 2022년 대선 경선 당시 이 대통령은 호남에서의 승기를 바탕으로 경쟁자인 이낙연 후보를 꺾고 민주당 대선 후보에 올랐다. 이 대통령이 당대표 연임에 도전한 2024년 전당대회와 지난해 대선 경선에서 90%에 육박하는 압도적 지지로 힘을 보탠 곳도 호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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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명(친이재명)계 한 의원은 "보수논객인 정규재씨가 과거 '광주가 선택하면 민주당이 따라간다'고 표현하며 호남을 두고 '참 정치 잘한다'고 했는데 당시의 논평이 딱 들어맞은 전당대회 결과"라고 평가했다. 이 의원은 "호남은 호남 사람을 찍지 않고 전국적으로 승리할 사람에게 표를 준다.
이 대통령과 노무현·문재인 전 대통령이 대표사례"라며 "보수진영뿐 아니라 범진보진영 내부의 공격으로 지지율이 떨어지는 이 대통령을 지지하고 보호하기 위해 호남이 움직인 것같다"고 해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