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핵화·인권·훈련 포기"...북한, 중간선거 급한 트럼프에 밀당 시작

정한결 기자, 조성준 기자
2026.08.31 16:47

[the300]

[서울=뉴시스] 북한 조선중앙TV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25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9기 제4차 정치국 확대회의를 주재했다고 26일 보도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처) 2026.08.26.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류현주

북한이 핵무기 포기는 없다는 입장을 재천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북미대화를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재가동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협상 '몸값'을 높이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31일 대외매체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공개한 담화에서 "우리의 핵은 주권수호의 절대적 담보이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핵보유와 그의 지속적 강화는 지역의 평화와 안전보장을 위한 가장 책임적이고도 정확한 선택"이라고 밝혔다.

대변인은 최근 미 국무부가 북한 비핵화 정책에 변화가 없다고 밝힌 점을 언급하며 "국가의 최고법에 의해 영구화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현 지위는 미국의 반복적인 '비핵화' 입장 표명에 의해 약화되거나 희석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화 재개를 위한 조건도 사실상 명시했다. 대변인은 미국의 북한 비핵화 추진·인권실태 조사·연합훈련 등을 적대시 정책으로 규정한 뒤 "미국의 항구적인 대조선 적대시 정책이 보다 위험한 형태로 진화되고 있는 엄중한 정세 국면에서 지역의 그 어떤 긴장완화를 기대하는것은 무의미하다"고 했다.

특히 "미국의 대조선 정책에서 그 어떤 변화도 없으며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는 전제 밑에 국가안전의 최고 이익을 수호하기 위한 주권행사에 보다 단호하고 명백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날 담화는 중간선거 전 북미대화를 재개한다는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 대북 정책 관계자의 전망이 제기된 가운데 발표됐다. 앤서니 루지에로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북한 담당 국장은 미 PBS 방송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형태로든 대화를 시작하기 위해 일단 김정은을 만날 것 같다"고 밝혔다.

외무성 담화는 북한이 규정한 적대시 정책을 미국이 폐기할 경우 대화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연합훈련 UFS(을지 자유의 방패)가 북한에 적대적인 신호를 보낼 수 있다며 지난 16일 훈련 축소를 지시했다. 북한은 이후 미국의 대북관련 동향에 시시각각 반응하며 '적대적인 신호'가 무엇인지 설명하는 등 대화 재개 조건을 분명히 하고 있다.

김여정 노동당 총무부장은 지난 19일 트럼프 대통령의 UFS 축소 지시에 대해 "전혀 흥미를 느끼지 않는다"고 밝혔다. 도리어 한미가 올해 실시한 연합훈련을 열거하며 이를 적대시 정책이라고 규정했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지난 27일엔 미국의 한국 미사일 판매 승인 결정에 대해서도 "적대적 관행"이라고 평가했으며, 이날도 한미일 다영역 훈련인 '프리덤 에지' 시행에 대해서 "군사적 위협·반공화국 군사적 도발"이라고 비난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석좌교수는 "북한이 비핵화·인권·한미일 안보협력 등 모든 적대시 정책의 철회를 선결 조건으로 내걸었다"며 "대화하려면 북한의 입장은 불변하며 미국의 대북정책이 바뀌어야 한다는 점 강조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북미대화 재개시 북한의 핵조치 등과의 연계된 항간의 협상 예측에 대해 앞서가지 말 것을 경고하는 의미도 내포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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