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검토 단계"…실리·명분 챙길 '저강도' 호르무즈 파병 카드는

이원광 기자, 정한결 기자
2026.09.04 16:33

[the300]

[서울=뉴시스] 정부가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군사적 기여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지난 2024년 9월 25일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열린 '건군 76주년 국군의 날' 미디어데이에서 비행하는 해군 초계기 모습. (사진=뉴시스DB) 2026.09.0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추상철

청와대가 호르무즈 해협 자유 통항을 위한 군사적 기여 방안 검토 의지를 밝히면서 파병 가능성과 방식에 관심이 쏠린다. 전투함을 보내 상선 호위에 직접 참여하는 방안부터 수색 등 비전투 자산 투입, 병력 없이 물자만 지원하는 방안까지 다양한 선택지가 거론된다. 정부로선 장병들의 위험 및 이란과의 갈등을 최소화하면서도 미국 등 국제사회 요구에 호응하는 '저강도 파병' 카드를 찾는 것이 관건이다.

4일 현재 가장 먼저 거론되는 방안은 아덴만에서 활동 중인 청해부대의 작전구역을 호르무즈 해협까지 확대하는 것이다. 청해부대는 4400톤급 구축함 왕건함과 특전요원(UDT·SEAL), 해상작전헬기(Lynx) 등을 포함해 260여명 규모로 편성됐다. 현지와 가까운 해역에 있고 2020년 1월 호르무즈 해협 일대로 작전구역을 일시적으로 확장해 한국 선박 보호 임무를 수행한 경험이 있다.

국회 동의 여부는 변수다. 청해부대의 주된 임무는 아덴만에서의 대해적 작전이다. 미사일·자폭드론·기뢰 위협이 있는 호르무즈 해협에서 다국적군의 일원으로 상선 호위 작전에 참여 시 임무의 성격과 위험도가 크게 달라진다는 점에서 별도 파병동의안을 받아야 한다는 견해가 있다. 참여연대는 지난 4월 논평을 통해 "국회 동의없는 작전 범위 조정은 위헌"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전투함 대신 비전투 자산을 보내는 방안도 유력하다. 일각에선 △다국적군 함정에 유류와 탄약, 식량 등 군수품을 보급하는 1만1000톤급 군수지원함 소양함 △호르무즈 일대의 선박 및 잠수함의 움직임을 탐지하는 P-8A 해상초계기 △기뢰나 부유 폭발물 탐지·제거하는 폭발물처리(EOD) 부대 등의 파견 가능성이 제기된다. 호위나 교전임무에 나서지 않으면서도 국제사회 수요에 호응할 수 있는 카드다.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24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전경. 대통령실이 다음 달 중순부터 시설·보안 점검 상태와 부서별 준비 상황에 맞춰 청와대로 순차 이전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아직 마무리해야 할 시설·보안 공사 등이 남아 있어 청와대 이전은 12월 둘째 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이라고 23일 밝혔다. 2025.11.24. yesphoto@newsis.com /사진=홍효식

다국적군 지휘부에 연락장교나 정보·정찰 요원만 보내거나 의료·수송·정비 인력을 비교적 안전한 후방기지에 배치하고 작전지역과 기간, 교전규칙을 엄격히 제한하는 방안 역시 선택지로 꼽힌다. 이 경우 역시 국회 동의를 거쳐야 한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4일 "비전투든 전투든, 한명이든 두명이든, 가게 되면 파병이라고 규정하고 있다"고 했다.

병력을 보내지 않고 연료·장비·보호물자나 인도적 지원품만 제공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이는 헌법상 '국군의 외국에의 파견'에 해당하지 않아 원칙적으로 국회 파병 동의가 필요하지 않다는 견해가 우세하다. 장병들의 안전이 담보된다는 점에서 국내 우호적 여론을 형성하는 데에도 비교적 용이하다. 그러나 국제사회와의 협의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결국 정부는 호르무즈 해협에서 자유로운 항행을 이루는 실리를 취하면서도 국내 여론 및 국제사회 호응 등 명분을 챙겨야 하는 난이도 높은 과제를 부여받았다는 분석이다. 청해부대의 호위는 미국 측 요구에 가장 확실하게 호응하는 대신 위험 부담이 크다는 점에서 군수지원함·초계기 중심의 제한적 파병이 현실적 절충안으로 꼽힌다.

청와대 관계자는 "검토를 하면 필요한 추가 조치가 있을 수 있는데 아직 그 단계가 아니다"며 "검토하고 있고 미국과, 프랑스, 영국과 협의하는 단계다.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고심하고 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2026.09.01. bluesoda@newsis.com /사진=김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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