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한국 주도의 첫 한-중앙아시아 다자 정상회의를 통해 경제외교의 지평을 넓힌다. 최근 프랑스와 인공지능(AI) 등 첨단산업 협력 방안을 논의한 데 이어 중앙아 국가들과 핵심광물·에너지 공급망 다변화를 추진한다. 적극적인 정상외교로 다수의 국가들과 다자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이를 국가산업 경쟁력 강화로 이어가는 경제외교의 연장선상에서다.
이 대통령은 오는 14~16일 서울에서 우즈베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카자흐스탄, 타지키스탄, 키르기스스탄 등 5개국 정상과 차례로 만난다. 이어 16일 제 1차 한·중앙아 정상회의에서 중장기 협력 비전을 담은 '서울 선언'을 발표할 예정이다. 같은날 오후 각국 정부 및 기업 관계자 500여명이 참여하는 비즈니스 서밋도 예정돼 있다. 정상 간 논의를 경제계의 협력으로 이어가는 자리다.
이 대통령의 1차 목표는 2007년 한-중앙아 협력포럼 출범 이후 이어온 각 국가들과 협력을 정상급으로 격상하고 개별 협력을 지속 가능한 다자협력 체계로 확대·발전시키는 것이다. 서울 선언은 이를 위한 구심점이 될 전망이다. 이 대통령이 서울 선언을 통해 자원 및 미래산업 분야 협력 방안을 제시하면서 다자협력 체계의 필요성에 대한 각국의 이해와 공감대를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이 대통령은 중앙아의 풍부한 핵심광물 및 에너지 자원과 한국의 탐사·가공 기술을 연계하는 논의를 주도할 것으로 전해진다. 이는 자원 공급처를 넓혀 대외 충격에 대한 대응력을 높이는 동시에 자원·에너지 분야 한국 기업들이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찾는 데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프라·플랜트 분야에서도 국가별 맞춤형 협력이 예상된다.
이번 회의는 기술·자원 협력을 골자로 한 경제외교의 지평을 넓힌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이 대통령이 최근 프랑스 국빈방문에서 한국의 반도체 제조 역량과 프랑스의 독자적 생성형 AI 기술 간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면 이번 중앙아 국가 정상들과 만나서는 한국의 탐사·가공 기술을 활용한 자원 및 에너지 협력 강화에 힘쓸 것으로 전망된다.
외교적 의미도 크다. 한국이 중앙아시아 국가들을 상대로 존재감을 높이는 동시에 역내 협력을 주도할 리더십을 강화한다는 점에서다. 취임 후 일관되게 다자주의 회복을 강조해온 이 대통령은 이번 회의에서도 지정학적 경쟁 심화 및 불확정성 확대 속 다자 협력을 통한 공동 대응의 필요성을 피력할 것으로 전해진다.
서울 선언의 비전을 구체적인 사업 추진으로 전환하는 것은 지속 가능한 다자협력을 위한 과제로 꼽힌다. 서울 선언이 구호에 그치지 않고 주요 기업들의 참여로 이어져야 각국의 적극적인 협력을 기반으로 공급망 다변화 및 산업 경쟁력 강화 등 목표에 다가설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11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세계 질서가 빠르게 다극화되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더 많은 나라들과 손잡고 더 다양한 지역으로 외교 영역을 확장해야 할 때"라며 "우리의 힘을 키우고 외교 지평을 넓히고 국제사회와 긴밀한 공조로 다양한 문제들을 해결하는 지혜가 더없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