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13일 열린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추미애 경기지사와의 공방을 주고받았다. 민주당은 추 지사의 재정 비상 상황 선언 과정에서 그 절차와 근거가 미흡했다는 점을 지적하며 독주 우려를 제기했고 국민의힘은 추 지사가 도정에 집중하기보다 김지용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자 관련 비판 등 중앙정치에 몰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이날 오전부터 경기도청에서 경기도에 대한 국정감사를 열었다. 추 지사가 취임 후 처음으로 맞는 국정감사다.
민주당은 추 지사가 경기도의 재정 비상을 선언한 것을 두고 집중적으로 따져물었다. 이광희 민주당 의원은 "재정 건전화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목표가 옳다고 해서 방식까지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재정자립도가 낮은 연천·가평 등 작은 군 단위는 사업 폐기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지방소비세율 인상과 법인세 일부 이양, 소방재원 전환 등 지사가 제안한 3대 재정개혁 과제는 국회 입법을 통해 해결해야 할 문제"라며 "국회나 시군, 도의회와 협의하기도 전에 사실상 부도라고 하면서 시군 사업 삭감을 통보한 것은 순서가 거꾸로 된 것 아니냐"고 물었다.
채현일 민주당 의원도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이 (국감에서) 경기도는 재정 위기 주의나 위기 단계가 아니다, 결론적으로 비상을 선언할 근거나 이유는 없다는 식으로 답변했다"며 "비상 선언을 하고 나서 도민들도 혼란스럽고, 집권 여당 민주당 입장에서 상당히 당혹스러운 입장이었다"고 말했다.
여당 간사인 이해식 민주당 의원은 경기도 인사 지연 문제를 언급했다. 이해식 의원은 "(도청) 2급에서 5급까지 인사를 안 하셨더라. 인사가 만사라는 것은 직원들 가슴에 불을 당겨줘야 하는 건데, (오히려) 찬물을 끼얹고 계시는 거다. 말은 안 하지만 직원들 마음이 어떻겠나. 내년 1월 1일까지 6개월을 미룬다는 거는 너무나 가혹한 처사"라며 "재정 위기 책임을 직원에게 미루는 것도 잘못된 것"이라고 했다.
이런 지적에 추 지사는 "도정을 맡기 전까지는 경기도가 모범적으로 잘 돌아가고 있는 줄 알았는데 곳곳에 고름 덩어리가 차 있었다"며 "전혀 독주할 생각도 없고 독주하지도 않았다. 수천억원 규모의 감액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해야 하는 상황은 생각조차 못 했던 일"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은 정치권을 향한 추 지사의 발언을 캐묻는 데 집중했다.
박상웅 국민의힘 의원은 "추 지사의 SNS에는 민생에 대한 책임과 역할을 떠오르게 하는 단어들이 잘 안 보이고 중앙정치와 직결된, 김지용 중수청장 후보자의 이름 석 자가 SNS에 더 빈번하게 거론되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며 "경기도 살림을 내팽개치고 중앙 정치판을 기웃거린 100일이 아니었는지 의문을 갖는 여론이 있다"고 했다.
야당 간사인 강명구 의원도 "법무부 장관 추미애가 따로 있고 도지사 추미애가 따로 있는 건 아닐 것이다. 추 지사 SNS에는 도정 글과 김 후보자 비판이 같이 올라와 있다"며 "중앙정치에 과도하게 관심을 두면서 도정을 제대로 운영할 수 있겠냐는 도민들의 비판이 있다"고 말했다.
서명옥 국민의힘 의원은 김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늦어진 데 대한 추 지사의 책임도 거론했다. 서 의원은 "추 지사는 김 후보자에 대해 상당히 반대해왔다"며 "행정안전부 장관이 중수청장 후보자를 제청한 지 한 달이 지났는데 국정감사 중에 내일 인사청문회가 열린다. 여러 가지 지연된 사태에 대해 저는 추 지사의 책임도 있다고 본다"고 했다.
추 지사는 김 후보자와 관련한 질문에 "이 자리는 국정감사를 받는 자리이기 때문에 개인적 정치 소신은 다른 기회에 말씀드리겠다"며 "도정을 소홀히 한다는 건 적절치 않다. 주말이나 퇴근 후 심야시간대에 법무부 장관 시절부터 꾸준히 주장한 검찰개혁에 대한 의견을 피력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도정에 한 치의 소홀함도 없다는 말씀을 드린다. 지난 석 달간 대부분의 시간은 재정 비상을 해소하기 위해 도정 업무보고와 회의, 대책 방안을 찾는 데 몰두해 왔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