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감사가 막바지에 접어든 가운데 조희대 대법원장을 둘러싼 사법개혁 공방과 초광역특구법의 주 52시간 근로시간 특례 문제가 주요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국감이 끝나는 대로 내년도 예산안 심사도 시작되면서 여야의 대치 전선은 입법과 예산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25일 국회에 따르면 오는 26~27일 법제사법·외교통일·국방·행정안전·보건복지·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가 종합감사를 진행한다. 이어 28~30일 운영·정보·성평등가족위원회 등 겸임 상임위원회 감사를 끝으로 올해 국정감사 일정이 마무리된다.
가장 주목되는 곳은 26일 법사위 종합감사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 사건 2심 무죄 선고 이후 여권에선 조 대법원장 탄핵소추와 법원행정처 개혁 등 사법개혁을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공세가 삼권분립을 위협하는 행위라며 맞서고 있다.
민주당은 국감이 끝나는 대로 청와대의 대법관 후보 재제청 요구 거부 등과 관련해 조 대법원장에 대한 국정조사 추진 논의를 본격화할 방침이다. 당내 일각에선 즉각 조 대법원장을 탄핵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지만, 지도부는 국정조사를 통해 탄핵의 근거와 명분을 먼저 확보하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다만 조 대법원장의 임기가 내년 6월까지라는 점에서 관련 문제를 올해 안에 매듭지어야 한다는 기류도 감지된다.
하반기 핵심 입법과제인 '초광역특구법'에 담긴 주 52시간 근로시간 특례 문제도 국감 막판 쟁점이다. 오는 27일 기후노동위의 고용노동부 종합감사에서는 지역 산업 육성과 기업 투자 활성화를 위한 근로시간 규제 특례가 집중적으로 다뤄질 전망이다.
민주당은 주 52시간 근로시간 특례 적용 여부를 두고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특례를 포함한 법안과 제외한 법안 등 2건을 각각 발의한 상태다. 기업의 인력 운용 유연성과 노동권 보호를 둘러싼 당내 이견이 여전한 만큼 향후 조율 결과가 법안 처리의 변수가 될 전망이다. 오는 29일 예정된 당정 협의에서 접점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밖에 외통위에선 한미동맹 관련 현안과 북한의 비무장지대(DMZ) 지뢰 도발에 대한 정부 대응, 행안위에선 경찰개혁이 주요 쟁점으로 꼽힌다. 복지위에서는 국민연금 리밸런싱(자산 비중 재조정) 유예 결정이 다시 도마 위에 오를 전망이다. 운영위에서는 김현지 제1부속실장과 강훈식 전 비서실장, 김용범 전 정책실장 등에 대한 증인 채택 불발 문제를 놓고 여야가 공방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국감 종료 직후인 오는 30일부터는 내년도 예산안 심사가 본격화한다. 정부가 편성한 예산안은 820조9000억원 규모로 역대 최대 수준이다. 민주당은 민생 회복과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확장재정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국민의힘은 미래세대에 부담을 떠넘기는 '포퓰리즘'을 견제하겠다며 대대적인 예산 삭감을 벼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