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지원율도 '빈익빈 부익부', 돈버는 '피안성'만 인기

이지현 기자
2015.01.13 06:30

'돈 되는 환자 가려받기'에 성형외과, 피부과 지원 늘지만 정작 아픈 환자는 갈 곳 없어

압구정 성형외과 거리 모습./사진=이동훈 기자

최근 보건복지부 홈페이지 공개 제안 게시판에는 일부 병원의 늑장 진료를 두고 다양한 항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 '돈 되는 진료과'라는 이유로 피부과나 성형외과를 지원하는 의사들은 늘고 있지만 정작 정말 치료가 다급한 환자들은 제대로 치료하지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2015년도 전공의 지원율 성형외과 1위, 피부과 2위=보건복지부의 2015년도 전공의 전기모집 지원 결과에 따르면 올해 각 수련병원에서 필요하다고 밝힌 성형외과 전공의는 77명. 하지만 110명의 의사가 몰려 전공의 지원율 1위를 기록했다. 이어 피부과는 총 78명을 모집했는데 108명이 지원했다. 반면 비뇨기과와 흉부외과는 전공의 지원율이 50%에도 미치지 못했다.

인턴과정을 마친 의사들은 전문의가 되기 위해 각 수련병원의 과별 레지던트(전공의) 과정에 지원한다. 전공의 지원율은 의사들이 선호하는 진료과를 확인할 수 있는 바로미터다. 매년 전공의들의 지원이 편중돼 인기 있는 과를 칭해 정재영(정신건강과, 재활의학과, 영상의학과), 피안성(피부과, 안과, 성형외과)이라는 용어가 생겼을 정도다.

의료계 관계자는 "정재영에 밀렸던 피안성이 의료관광 등 미용수술 인기에 힘입어 재부상하고 있다"며 "정재영의 인기는 '힘든 과를 가지 않겠다'는 의사들의 의중이 반영됐다면 피안성의 인기는 '돈 버는 과를 가겠다'는 의사가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성형외과서 상처봉합 거부, 정작 아픈 사람은 갈 곳 없어=그러나 피부과과 성형외과 선호 현상은 계속되고 있지만 정작 질환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의료기관은 줄어들고 있다.

각종 인터넷 게시판마다 "강남 성형외과 거리에서 상처 봉합 수술을 거부당했다"거나 "피부 건조증을 치료하기 위해 피부과에 갔는데 수십 만 원짜리 여드름 치료를 권유하더라"는 글이 속속 올라온다. 이 때문에 일부 의료기관은 "질환 치료 환자를 볼 수 있다"는 문구를 내걸고 틈새 마케팅을 할 정도다.

의료기관이 환자 진료를 거부하는 근거는 해당 진료를 할 만한 능력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속내는 다르다. 성형외과의 경우 양악수술과 눈코 성형수술, 피부과의 경우 레이저 등 돈 되는 진료를 주로 하기 위해 질환 치료 환자가 달갑지 않다. 값 비싼 건물 임대료와 인건비, 장비 구입비 등을 고려하면 값싼 건강보험 환자를 볼 시간이 어디 있느냐는 목소리도 들린다.

의료계 관계자는 "의사가 환자를 이유 없이 거부하는 것은 불법이지만 진료 능력이 없다는 이유로 다른 병원에 보내는 것은 제재할 수 없다"며 "마땅한 대책이 없다보니 환자들이 미리 알 수 있도록 미용전문 의료기관 제도를 도입하자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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