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호흡기증후군(MERS, 이하 메르스)가 무섭게 퍼져나가면서 곳곳에서 마스크 품귀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심지어 "마스크가 허니버터칩보다 구하기 어렵다"는 불평까지 나오는 지경이다.
4일 찾은 서울시내 곳곳의 약국, 편의점, 마트에서는 보건용인 N95마스크(식약처 KF94)는 커녕 일반 마스크마저 찾기 힘들었다. 아침부터 이어진 구매 행렬은 끊어지지 않았지만 손님들은 헛걸음을 돌려야 했다.
"아이들용 마스크도 있어요?" "이게 사이즈가 가장 큰 건가요?" 서울 중구 명동의 A약국 약사 박모씨는 밀려드는 질문 속에 쉴틈없이 분주히 움직였다. 박씨는 "계산하랴, 질문에 대답하랴 정신이 하나도 없다"며 "오늘만 N95마스크를 200개 준비했는데 출근시간에 다 팔렸다"고 말했다.
서울 마포구 합정역에 위치한 B약국 양사 강모씨는 "황사때와 비교하면 지금이 10배는 더 잘 팔린다고 볼 수 있다"며 "이날 오전만 해도 출근길부터 지금까지 사려고 약국을 들렀다가 돌아간 사람만 수십명에 달한다"고 말했다.
서울 마포구 공덕역에 위치한 C약국 약사 박모씨도 "메르스 때문에 마스크를 사러 온 사람들이 마스크 생김새를 보고 '공사장용 같다'고 말하면서도 다 사갔다"며 "지금은 판매처에 재고가 없어 추가주문을 해도 배송이 안 된다는 말만 돌아오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최근까지 허니버터칩·순하리 열풍에 시달렸던 편의점도 이번에는 마스크 사재기에 시달리고 있었다. 서울 중구 명동의 한 편의점 점주 우모씨는 "중국인 관광객 무리가 와서 한 묶음을 집어갔다"며 "어떤 사람은 30개를 한번에 사 가기도 했다"고 말했다.
손세정제 판매량도 눈에 띄게 급증했다. 서울 마포구 광흥창역 인근 편의점 종업원 여모씨는 "원래 잘 안 팔리던 물건인데 재고가 갑자기 동났고 지금은 발주를 해도 물량이 달린다는 이유로 안 들어온다"고 밝혔다.
대형마트들도 마스크 확보전에 나섰지만 물량은 여전히 부족한 상태다.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홈플러스 합정점 관계자는 "매진 사태에 대비해 기존 마스크 물량에 추가발주를 해 놓은 상태"라며 "아직까지 매진사태는 일어나지 않았지만 판매량과 수요가 급증했다"고 말했다.
이마트 관계자도 "지난 1~3일 마스크 매출이 2주 전인 5월 18~20일에 비해 40배 가량 증가했다"며 "이날 하루만 마스크 13만개 상당을 매장에 공급할 정도로 잘 팔리고 있다"고 밝혔다.
온라인 상에서 마스크 판매는 훨씬 더 눈에 띄게 급증했다. G마켓은 "첫 번째 메르스 확진자가 나오기 전날인 지난달 19일에 비해 황사마스크(N80)의 판매는 213배, 방진마스크(N95)판매는 87배 증가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