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병원 의사 “서울시가 전화로 10분만 확인했어도 이런 공포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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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6.05 20:25

[인터뷰]의사 A씨 “증상은 집에서부터 감지해 서울시가 말한 시기는 감염력 없다”

(서울=뉴스1) 이영성 기자 =

5일 오후 국내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확진환자가 2명 발생한 서울 D병원 응급실 앞 임시 격리 진료소 앞에서 관계자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2015.6.5/뉴스1 © News1 손형주 기자

“서울시가 왜 그런 주장을 하는지 모르겠다. 메르스 증상은 격리직전 집에 있을 때부터 발생했다.”

서울시가 지난 4일 서울의 대형 D병원 의사인 35번째 확진 환자 A씨가 증상발현 무렵인 5월 30일 서울시를 누비며 1565명의 시민들과 접촉했다며 감염 대응책을 직접 마련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 A씨는 5일 <뉴스1>과 전화인터뷰를 통해 “공포감만 조성시켰다”며 서울시 주장에 대해 반박했다.

격리병동에 입원한지 4일째 되는 5일, A씨는 "서울시가 나에게 ‘메르스 증상발현 시점’에 대한 어떤 질의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단순히 A씨가 정부의 역학조사관에 밝힌 동선 자료를 받고 표면적인 증상을 통해 4일 브리핑을 진행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서울시는 4일 “35번째 환자(A씨)가 1일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았다. 5월 29일부터 경미한 증상을 보였고 30일부터 증상이 심화됐다”며 “30일 재건축 관련 총회행사에 참석, 1500여명의 사람이 감염 위험에 노출됐다”고 심각한 수준임을 알렸다. A씨는 5월 27일 D병원 응급실에 14번째 환자와 접촉해 메르스에 3차 감염된 사례다.

하지만 "서울시가 주장한 시기는 메르스 증상이 없었기 때문에 감염력이 없어 시민들에게 공포만 심어줬다"는 게 A씨의 설명이다. A씨는 “단 10분간이라도 (나에게) 전화를 해서 (당시 상황을) 확인했었어야 하는데, 전혀 없었다”며 “어제 서울시 브리핑의 충격으로 몸 상태가 더 안 좋아졌다”고 밝혔다. A씨는 잠깐의 통화 동안 기침을 계속 했다. 하지만 억울한 상황에 대해선 상세히 설명했다.

A씨는 서울시가 밝힌 5월30일 동선 과정 중 A씨는 메르스 잠복기 상태였다고 인터뷰에서 밝혔다. 잠복기에는 바이러스가 몸밖으로 나오지 않아 타인에 대한 감염력이 없다.

A씨는 “5월31일 오전에 집으로 퇴근해 낮잠을 자고 난 뒤인 오후 3시부터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5월29일에도 기침이 있었지만 어렸을 때부터 알레르기 질환이 있어 평소와 다름이 없었던 수준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5월30일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5월31일 오후가 돼서 증상은 평소와 달랐다.

그는 “만약 집에 왔을 때도 메르스 증상이었으면 이미 내 아내도 감염됐을 것이다. 부부인데 당연히 접촉하지 않나”라고 말했다. 이어 “오후 3시부터 자가격리하면서 스스로 N95 마스크도 쓰고 아내도 썼다. 심지어 (함께 사는) 장인 장모도 만나지 않았다. 의사로서 기본 아닌가”라며 덧붙였다.

앞서 A씨는 5월 27일 D병원 응급실에서 14번째 환자와 접촉했다. 다만 직접 진료를 보진 않았고 같은 공간에 있었던 것으로 보건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5월29일 경미한 증상으로 언급된 현상은 A씨는 '알레르기성 비염'때문이라고 진술했다. 이부분에 대해서는 보건당국도 이 의사의 증언대로 5월31일이 증상발현일이라고 확정하진 않았다. 증상 체감이 주관적이고 메르스 잠복기가 2~14일 되는 만큼 29일 미세하게라도 증상이 발현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A씨가 5월30일 접촉했다는 1565명의 시민에 대해서는 낮은 수준의 전화문진의 형태로 전수조사하겠다고 만 해 감염가능성은 극히 낮게 봤다.

A씨는 5월 31일 오전 병원 심포지엄에는 참석하진 않았다고 확인했다. 다만 병원에서 이날 오전 마스크를 쓰고 회진했다는 것은 인정했다. 이후 집으로 귀가해 쉬다가 오후부터 증상이 나타나 이날 밤에 D병원에 연락해 격리조치됐다. 6월 1일에서 2일로 넘어가는 새벽 메르스 확진판정을 받았다. 다른 병원 격리병동으로 이송된 것도 이날이다.

A씨는 “서울시가 정확한 확인없이 발표한 내용에 국민의 불안과 공포가 치솟고 있다”며 “대체 서울시장이 왜 그런 발표를 했는지 이해가 되질 않는다”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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