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당국이 줄곧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공언했던 '4차 감염' 사례가 처음 확인됐다. 3차 감염자를 이송했던 구급차 운전자가 메르스로 확진된 것. 여기에 지난 2~10일 발열 등의 증상이 있었지만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서 계속 이송 업무를 담당했던 137번 환자(55·남)가 뒤늦게 메르스에 감염된 것으로 확진돼 또 다른 4차 감염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한눈에 보는 '메르스 현황판'
4차 감염이 확산될 경우 병원 내에 국한된 감염이 아닌 지역사회를 통한 광범위한 확산이 일어나는 최악의 상황도 우려된다. 정부가 '4차 확산'이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오판하고, 초기 격리대상자를 메르스 감염자와 밀접접촉자로 국한해 최악의 상황을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는 76번 메르스 환자(75·여·사망)를 지난 5~6일 구급차로 이송하면서 접촉한 구급차 운전자(70·남)가 133번째 환자로 확진됐다고 13일 밝혔다. 76번 환자는 지난달 27~29일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서 14번 환자(35·남)로부터 메르스에 감염됐다. 이에 따라 133번째 환자는 1번→14번→76번→133번으로 이어지는 감염경로에 따라 4차 감염환자로 처음 확인됐다. 4차 감염이 공식 확인된 것은 처음이다.
이런 가운데 삼성서울병원이 또다시 메르스에 뚫렸다. 60여명에게 메르스를 전파한 14번 환자(35·남) 노출자의 잠복기가 끝나자마자 137번 환자(55·남)가 새롭게 등장했다. 137번 환자는 지난 2~10일 발열 등의 메르스 증상을 보였지만 보건당국이나 병원의 통제를 받지 않고 병원 이곳저곳을 오가 이 환자로 인한 메르스 4차 유행 위험이 커지고 있다.
대책본부에 따르면 삼성서울병원 응급실 이송요원(137번 환자·55·남)이 지난 2~12일 메르스 증상이 있었지만 병원에서 계속 근무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메르스의 잠복기는 평균 5일이고 전파가 가장 활발히 일어나는 시기는 증상이 시작된 후 1주일부터다. 137번 환자에게 처음 증상이 나타난 것은 지난 2일이고 이를 통해 가장 왕성하게 전파가 이뤄졌을 것으로 추정되는 날짜는 지난 9일부터다. 메르스 평균 잠복기(5일)를 고려하면 오는 14일부터 137번 환자로 인한 추가 환자가 대폭 늘어날 우려가 있다.
이 환자는 지난 27~29일 14번 환자와 접촉한 후 메르스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2일부터 발열증상을 보였지만 보건복지부와 삼성서울병원, 어느 곳에서도 별다른 통제를 받지 않았다.
정부가 메르스 위험병원의 명단을 모두 공개한 것은 지난 7일. 메르스 증상이 있던 환자가 근무한 시기는 2~10일로, 복지부와 병원 모두 메르스의 위험성과 감염 우려를 충분히 인식하고 있었을 시기에 메르스 의심환자가 삼성서울병원 이곳저곳을 돌아다닌 셈이다. 이 때문에 추가 확산이 시작될 경우 메르스 밀접접촉자를 격리하지 않은 복지부는 물론, 응급실에 근무하며 메르스 증상을 보인 환자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은 병원 역시 책임을 피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 특히 '3차 유행'이 우려되는 병원으로 지목된 을지대병원과 창원SK병원, 서울 양천구 메디힐 병원에서는 삼성발 메르스 확진자의 감염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이들이 상당 기간 머물렀다. 대전 을지대병원 90번 환자의 폐렴 증세가 가장 심했던 시기는 이달 3~7일로 추정되며 메디힐병원 98번 환자와, 창원SK병원 115번 환자의 증세도 이달 4~10일 가장 심했다. 이 기간 이 환자들과 접촉한 사람들이 만약 감염됐다면 바이러스 잠복기를 감안할 때 이번 주말을 전후로 확진 판정자가 더욱 늘어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