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목 드러난 가운 입으라니…어이없는 보호구 지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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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6.28 16:45

당국, 12일자 의료지침에 '전신보호복' 착용 단어 없어…예시도 노출된 가운

(서울=뉴스1) 이영성 기자,음상준 기자 =

서울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 주차장 옥상에 설치된 메르스 관련 시설물. /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삼성서울병원에서 의료진이 보호구를 착용하고도 메르스에 감염된 사례가 잇따라 책임소재 논란이 일고 있다. 당국은 삼성서울병원에서 의료진에 보호구를 제대로 착용시키지 않아 그렇다는 입장이지만 의료기관에 내려보낸 당국의 지침부터 부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서울병원서 보호구를 제대로 착용치 않아 메르스에 감염된 의료진은 4명이다. 이들 모두 삼성서울병원이 의료진 전체가 D등급 보호구 착용을 시작한 17일 이전 메르스 감염자들로부터 노출됐다.

이에 당국은 책임을 삼성서울병원으로 돌렸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질병예방센터장은 27일 메르스 관련 브리핑에서 “이미 6월7일 지침을 통해 D등급 수준에 맞는 개인보호장비 사용을 결정하도록 배포했었다”며 “6일에는 D등급 보호구 키트를 삼성서울병원에 제공했다”고 밝혔다.

정 센터장은 이어 “다만 삼성서울병원의 판단은 에어로졸(기침 분산)이 발생할 때는 D등급 보호구를 입고, 일상 진료 시에는 다른 복장은 동일하되 전신보호복이 아닌 수술용 가운을 입는 정책을 진행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삼성서울병원 방사선사(162번 환자, 16일 확진)와 간호사(164번 환자, 17일 확진)가 메르스 확진을 받았을 당시 보건당국은 “해당 의료진의 복장이 엄격한 D등급 수준은 아니었던 것으로 안다”며 “병원 내 관리가 미흡했던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 D등급 수준의 보호복 입으라해놓고 목 드러난 가운을..

그러나 국내 의료기관들이 확인한 당국의 의료지침 내용은 당국 설명과 다르다. 방호복 착용에 목이 드러난 가운을 예시해놓는가 하면 전신보호복을 입으라는 명시적인 문구가 없다.

메르스 포털사이트에 게재된 6월 12일자 의료기관 담당자용 ‘메르스 감염관리지침’에는 '확진·의심 환자 진료 시 방호복과 일회용 장갑, N95 마스크, 고글 혹은 안면보호구 등을 포함한 개인보호장비를 착용해야 한다'는 문구가 명시돼 있다. 방호복이라고 했을 뿐 전신보호복을 입으라는 얘기는 없다.

또 그림(이미지)를 통한 개인보호장구 착용법에는 당국이 지적한 목이 노출된 가운을 입는 의료진의 모습이 나온다. D등급 수준에 맞는 보호구를 착용토록 지침을 내렸다는 것과 거리가 먼 내용이다.

목 부위가 노출된 방호복 이미지. /뉴스1 © News1

또 지침에 제기된 ‘상황별 보호장구 착용 필요성’ 내용에도 보호복은 ‘긴팔가운’으로만 명시돼 있을 뿐 전신방호복이란 말은 없다. 심지어 진료는 물론 에어로졸 발생 시술에서도 긴팔가운을 착용하라고 기재돼 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긴팔가운의 의미가 모호하다. 꼭 전신방호복을 뜻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전신보호복 문구 17일 지침에야 등장

이 지침이 나온 지 이틀만인 6월14일 건양대병원 수간호사인 148번 환자(여, 39)가 확진판정을 받았다. 그는 D등급 보호구를 착용하고 36번 환자를 심폐소생술 하다가 확진을 받았다.

이후 당국은 이때 '레벨 D 전신보호복' 이라는 단어가 담긴 새 버전의 지침을 내놓는다. 17일자 지침에서 개인보호장비를 착용해야 한다는 문구 뒤에 ‘확진 환자 진료 시 과다한 노출이 우려되는 경우 level D 전신보호복을 착용해야 한다’는 내용이 새롭게 삽입됐다. ‘상황별 보호장구 착용 필요성’ 부분에서도 12일자 지침에서 ‘긴팔가운’이 적시됐던 게 ‘긴팔가운 또는 전신보호복’으로 바뀌었다.

6월 12일자 지침. © News1

6월 17일자 지침에선 Level D 전신보호복 착용 문구가 삽입돼 있다. © News1

6월 17일자 지침.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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