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경찰 70년, 창조치안의 닻을 올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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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13 07:05

강신명 경찰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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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명 경찰청장./뉴스1 © News1

인도의 민족해방 지도자인 마하트마 간디는 '미래는 현재 우리가 무엇을 하는가에 달려있다'고 했다. 준비없이 맞이하는 암울한 미래야말로 나태와 무지가 낳은 당연한 결과임을 웅변하는 뜻이리라. 다가오는 내일은, 주어지는 대로 피동적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거대한 파도가 아니라 의지와 지혜로 만들어가야 하는 '가능성의 시공간'이다.

올해는 광복 70주년임과 동시에 국립경찰이 창설된 지 70년이 되는 뜻 깊은 해다. 경찰은 1945년 10월 21일 미 군정청 산하 경무국(警務局)으로 출범하였으나, 당시 민족의 최대위기인 치안부재를 우리 스스로 극복한 역사적 의미를 담아 이 날을 경찰의 날로 정해 기념해 오고 있다. 이후 경찰은, 대한민국 정부수립의 토대를 확고히 다지는 한편, 6.25 전쟁이 발발하자 전선으로 뛰어들어 전체 4만 8천여 경찰관 중 1만 7천여 명이 희생되거나 다치는 등 건국·구국·호국경찰로서의 역할을 다하였다. 내무부 치안국, 치안본부시절을 거쳐오며 굴곡 많은 현대사와 영욕을 함께하였으며, 1991년 경찰청 발족과 함께 새롭게 거듭나는 전기(轉機)를 마련한 이후 산업화·민주화 과정에서 지탄받아 온 권위주의와 인권침해의 어두운 오명을 씻고, 대국민 치안서비스의 질을 획기적으로 높이기 위해 조직혁신에 부단히 노력해왔다.

금번 정부 들어 경찰관 2만 명 증원이 추진되면서 경찰은 또 한 번 도약의 계기를 맞고 있다. 치안자원의 확충, 고객 개념의 확장, 정책수단의 혁신 등을 통해 더 나은 가치를 만들어내는 '창조치안'의 대장정에 나선 것이다.

'범죄의 예방과 검거'라는 전통적 역할에서 더 나아가, 학교·가정·범죄피해자 보호 대책을 추진하고, 사이버치안체계를 재정립하는 등 국민 안전을 위한 지평을 넓혀가고 있다. 깨끗하고 유능하며 당당한 경찰의 기치 하에 민생치안·시국치안의 이분법적 프레임(frame)을 깨고 '국민행복 시대'의 토대가 되는 '안전과 질서' 확립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이 같은 노력으로 세계가 인정하는 안정된 치안을 이루고 있으며, 여러 나라에 한국경찰의 우수한 기량과 치안인프라를 수출하는 이른바 '치안 한류(K-Police Wave)'의 새바람도 일으키고 있다.

하지만,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인구구조의 변화, 첨단과학기술의 발달과 국경없는 글로벌 사회화의 진전, 무분별한 개발로 인한 자연재해 및 신종재난의 등장, 사회의 다원화·양극화에 따른 갈등요소 또한 경찰이 직면한 냉엄한 현실이다. 치안서비스의 품질에 대한 국민들의 요구와 기대 또한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지난 1986년 독일의 울리히 벡 교수가 주장했던 <위험사회>에서 더 나아가 위험이 일상화되어 개인이 감당할 수 없는 다중·복합적 <고도 위험사회>로 진입하고 있다는 우려섞인 목소리도 들린다. 이러한 미래환경의 복잡성과 불확실성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창조치안의 동력을 한껏 더 함양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이에 경찰은, 창설 70주년인 올해를 역사적 전환점으로 삼아 미래 치안수요에 걸맞는 새로운 역할과 임무를 설정하고, 조직운영의 패러다임을 재정립하는 등 미래형 치안시스템으로의 전환을 준비하고 있다. 경찰 창설 100년이 되는 2045년까지 30년간의 경찰 청사진 제시를 위한 새로운 비전과 전략을 마련 중에 있으며, 미래창조과학부와 업무협약을 체결하여 치안분야 연구개발(R&D) 활성화와 첨단과학수사 기술 개발(K-CSI) 등을 위한 토대도 갖춰나가고 있다.

앞으로 경찰은 국민의 생명을 지키고 공공의 질서를 유지하는 기본적 역할 뿐 아니라 국민과 같이 호흡하고, 국민과 함께 준법의 가치를 실현하는 데 더 한층 분발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첨단과학과 정보통신기술(ICT) 등을 치안행정에 접목하는 '과학경찰'을 지향하여 늘어나는 치안수요에 대응하고, 경찰관 전체의 전문성을 높이는 가운데 특화된 개인역량을 갖춘 '스마트경찰관'을 육성하여 사람과 과학기술이 서로 조화를 이루면서 치안 시너지를 높여나갈 것이다.

치안행정의 창조성 배양을 위해 시민과의 소통에도 발 벗고 나서고자 한다. 치안은 더 이상 '경찰만의 몫'인 시대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단순한 협력의 차원을 넘어 시민들이 주체적으로 참여하는 치안 거버넌스를 활성화함으로써 치안발전의 집단지성을 모으고 근원적인 사회 안전망도 구축해 나갈 것이다. 빈곤층·서민층·사회적 약자를 우선적으로 배려하는 복지행정적 치안활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하는 가운데, 경제적·사회적 갈등 등 복합형 갈등사회에서 공평무사한 갈등조정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것이다. 범죄자에게는 엄정함을, 국민과 피해자에게는 따뜻한 경찰상을 확립할 수 있도록 인본주의(人本主義)를 기반으로 서비스치안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경찰은 1년 365일, 밤낮없이 국민과 함께하기에 국민의 지지와 신뢰라는 자양분이 없으면 지속적인 성장과 발전은 결코 기대할 수 없다. 광복 70년, 경찰 70년을 맞아 대한민국 경찰은 '국민과 더불어 희망찬 미래'를 열어 가기 위해 창조치안의 고삐를 늦추지 않을 것이다. 국민 여러분들의 따뜻한 질책과 변함없는 성원을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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