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중앙회 회장 선거에서 지지를 호소하며 향응을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는 박성택 회장(58)에 대한 재판이 연기됐다.
서울남부지법은 박 회장 측이 불법 선거운동 혐의 근거가 된 중소기업협동조합법 137조와 53조 3항과 5항, 125조에 대해 제기한 위헌 소송을 받아들여, 헌법재판소에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다고 17일 밝혔다.
중소기업협동조합법 53조 3항과 5항은 각각 "임원이 되려는 자는 (중소기업중앙회의) 정관으로 정하는 기간 선거운동을 위해 조합원을 호별로 방문하거나 특정 장소에 모이게 할 수 없다", "누구든지 임원 선거와 관련해 정관으로 정하는 선전 벽보의 부착, 선거 공보와 인쇄물의 배부 및 합동 연설회 또는 공개 토론회 개최 이외의 행위를 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137조에 따르면 제53조 3항부터 5항까지 규정을 위반한 자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그러나 박 회장 측은 해당 조항이 헌법에 어긋난다며 재판 도중 법원에 위헌법률심판 제청 신청을 냈다. 범죄와 형벌에 관한 사항을 정관에 기댄 채 법률로써 정하지 않아 불명확하고, 처벌 법규에 요구되는 예측가능성을 결여해 '법정죄형주의'에 어긋난다는 취지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이 사건 법률 조항은 범죄구성요건의 실질적 내용을 법률에서 직접 규정하지 않고, 중소기업중앙회 정관에 위임하고 있다"며 "범죄와 형벌에 관한 사항은 입법부가 제정한 형식적 의미의 법률로써 정해야 하며, 또 범죄와 형벌이 어떤 것인지 누구라도 예측할 수 있게 명확히 규정해야 한다는 죄형법정주의 원칙에 위배된다는 의심이 든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죄형법정주의에서 말하는 예측가능성은 법률규정만을 보고 판단할 수 있어야 하는데, 정관까지 봐야 비로소 예측할 수 있다면 이는 법률조항 자체의 예측가능성이 없음을 자인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위헌 제청 결정이 내려지면 헌법재판소의 최종 결정이 날 때까지 재판은 중단된다. 이에 따라 박 회장은 오는 2019년 2월까지 남은 임기 중 상당 기간을 정상적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 법률 전문가는 "최근 간통죄 위헌 심판에서 보듯, 위헌 여부 결정은 통상적으로 오랜 시간이 소요된다"며 "이번 위헌심판 제청의 결과는 중소기업협동조합법 외의 다른 '위임임법' 조항에도 포괄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인만큼 헌법재판소가 장기간 신중히 판단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