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하와이를 출발, 일본을 경유해 국내로 향했던 대한항공 여객기가 기체결함을 안고 운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6일 대한항공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4시50분 승객 273명을 태우고 일본 나리타 공항을 출발하려던 KE002편 항공기는 날개 제어 계통 부분 이상으로 날지 못하고 16시간 20분 지연됐다.
특히 이 항공기는 일본을 경유하기 전 하와이 호놀룰루를 출발할 때도 같은 이유로 약 45분 지연됐던 것으로 뒤늦게 파악됐다. '기체 결함을 제대로 조치하지 않은 채 태평양을 건넜다'는 승객들의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항공기를 탔던 한 승객은 "나리타 공항에 도착해서야 기체 결함에 대해 설명을 들었고, 고장난 항공기를 탔다는 생각에 아찔했다"고 말했다.
대기 시간이 길어지면서 승객들의 항의도 빗발쳤다. 대한항공 측은 지연 이유를 뚜렷하게 밝히지 않다가 "대체 항공편이 오고 있다", "(도쿄의) 하네다 공항을 통해 부품이 도착할 예정이니 수리해 출발하겠다"는 등의 설명을 했다고 승객들은 전했다. 다음날 출발 예정인 정규편 항공기를 가리키며 "이 비행기를 탄다"고 설명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오락가락 해명과 장시간 대기로 인해 승객들의 항의가 빗발치자 당시 일본 현지 경찰까지 출동하기도 했다.
그러나 대한항공 측은 이 같은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비록 나리타에 도착한 후 같은 문제가 발생해 점검했지만, 하와이 출발 전 정비와 점검을 거쳐 안전을 확인한 후 이륙했다"며 "승무원들도 탔는데 고장난 항공기에 몸을 실을 리는 없다"고 밝혔다.
기체 결함 및 이륙 지연의 이유를 일관되게 설명하지 않았다는 지적에는 "급변하는 항공기 정비 상황을 알리다 보니 발생한 일"이라고 전했다. 또 나리타공항의 커퓨 타임(curfew time·야간운항 통제시간)인 오후 11시를 넘기면서 더욱 출발이 지연됐다고 설명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일정에 차질이 생긴 승객들을 위해 총 273명 중 241명에 대해 호텔 숙박과 석식, 조식을 제공했다"고 말했다. 이어 "기체 결함은 천재지변과 동급으로 분류돼 현금 보상하기에 어려운 측면이 있다"면서도 "다만 전 승객을 대상으로 향후 사용가능한 7~10만원 상당의 항공 상품권인 '우대 할인권'을 제공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