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돈부터 챙겨" 檢, '축구부 입학로비' 前숭실대 교수 기소

이원광 기자, 김민중 기자
2015.12.31 07:20
서울서부지방검찰청사 / 사진=뉴스1

자녀들을 대학 축구부에 입학시켜주는 대가로 학부모들에게서 수천만원을 챙기려한 교수가 재판에 넘겨졌다. 돈부터 건네받은 뒤 학생들이 입학에 실패하면 돌려주는, '안 되면 말고' 식의 고질적인 체육계 로비 정황이 또다시 확인됐다.

서울서부지검 형사2부(부장검사 노정연)는 사기 혐의로 전 숭실대 생활체육학과 교수 A씨(70)를 불구속 기소했다고 30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2012년 9월부터 2013년 9월까지 전남 소재 모 대학의 전 교수 김모씨(62)와 공모해 학부모 2명에게서 입학로비자금 명목으로 모두 1억3450만원을 받아 그중 3800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 조사결과 이들은 학생들을 입학시키는 데 성공하면 받은 돈을 그대로 챙기고 실패하면 돌려주는 수법을 이용해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검찰 조사에서 "기억나지 않는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A씨는 학부모들로부터 돈을 받은 1~2개월 후 청탁한 학생들이 해당 학교 진학에 실패하자 금액을 모두 반환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금액을 반환한 점, 고령인 점 등을 고려해 불구속 수사를 했다고 밝혔다.

한편 A씨와 공모한 전직 교수 김씨는 학생들의 프로축구팀 입단을 약속하고 수억원을 챙긴 혐의로 기소돼 지난달 1심에서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다.

김씨는 2010년 한 학부모에게 "아들을 프로팀에 입단시켜주겠다"며 로비자금 명목으로 2000만원을 받는 등 2010년부터 3년간 학부모 9명에게서 모두 3억1950만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았다.

김씨는 이들을 프로축구단 등에 입단시킬 의사나 능력이 없었음에도 금융권 채무로 인해 형편이 어려워지자 이 같이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는 현재 항소한 상태다.

검찰 관계자는 "유명 축구부가 있는 대학 교수까지 체육계 입시 비리에 연루된 것으로 드러났다"며 "대입이나 프로팀 입단을 둘러싸고 교수와 학부모간 금품이 오가는 정황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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