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 공부해 사람이 사람답게 살 방향 찾고 싶다"

황재하 기자
2016.01.23 08:03

[the L][인물포커스] 사법연수원 45기 대법원장상 수상자 한성민씨

◇ 더엘(theL) / 인물포커스 ◇

45기 사법원수원 수료식에서 대법원장상을 받은 한성민씨(27). /사진=황재하 기자

"법이 어떻게 작동하는 지에 따라 사회가 나아가는 방향이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법을 공부해서 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있는 방향을 찾고 싶습니다."

45기 사법원수원 수료식에서 대법원장상을 받은 한성민(27·사진) 씨는 법조인이 되기로 결심한 계기를 묻자 이렇게 답했다.

상식적이고 당연한 대답처럼 그의 인상은 평범했다. 흔히 바늘귀에 비교되는 사법시험을 통과한 이들 중에서도 가장 높은 성적으로 연수원을 수료한 사람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았다. 인터뷰는 수료식이 진행된 지난 18일 오후 연수원 기숙사동에 있는 카페 '에델리아'에서 진행됐다.

◇ "연수원 2년 동안 달라진 건 '법을 대하는 태도'"

한씨는 연수원 교육을 받으며 자신에게 생긴 변화로 '법을 대하는 태도'를 꼽았다. 연수원에 들어오기 전까지는 법 공부를 진지하게 하는 편이 아니었지만, 태도가 더 진지해졌다는 설명이다.

"'법 안에 사람이 있다', '사건 안에 사람이 있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전까지는 판례의 내용만 알면 됐는데, 이제는 구체적 사실관계를 알아야 한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비슷해 보이는 사건도 다른 판결이 나거나 달라 보이는 데도 비슷한 판결이 나는 사건들도 마주쳤습니다. 구체적 사건에 처한 사람들이 처한 진짜 상황에 집중하고 꼼꼼하게 생각할 수 있는 기반이 생긴 것 같습니다."

이 때문인지 한씨는 실무 교육을 받는 동안 가장 인상 깊은 경험을 묻자 '자리에 쉽게 익숙해지는 자신의 모습'이라고 대답했다.

그는 "검찰 시보로 처음 들어갔을 때는 신문을 받는 피의자와 눈도 잘 마주치지 못하고 말도 마주치지 못했지만, 어느 순간 그 자리에 익숙해진 스스로를 발견했다"고 말했다. 이어 "자리에 익숙해지는 게 금방이구나, 싶었다"며 "법률 서비스 이용자에게 친절한 태도를 보이려면 끊임없이 스스로를 돌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 "연수원 50년 노하우 아쉬워"

연수원은 폐지를 앞두고 있다. 예정대로 내년을 끝으로 사법시험이 폐지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법무부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제도 안착을 위해 사법시험 폐지를 4년 미루겠다고 밝혔지만, 국회의 결정을 남겨두고 있어 그마저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앞으로 후배 연수생이 사라지는 데 대한 심경을 묻자 한씨는 아쉬움을 내비쳤다. 그는 "연수원이 지난 50년 동안 법조인 양성 제도로서 닦아온 기틀과 노하우가 아깝다"고 말했다.

"연수원 과정을 거칠 수 있었던 건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지식뿐 아니라 함께 공부하는 사람들과 교수님들께 생활적 측면이나 인생에 대해서도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개인적인 바람으로는 법조인을 선발하고 양성하는 제도가 어떻게 변화하든 연수원의 기틀과 노하우가 이어졌으면 합니다."

◇ "대법원장賞 과분…더 바르게 하겠다"

한씨는 군 법무관 입대를 앞두고 있다. 앞으로의 계획을 묻자 그는 "처음 법조인이 되기로 결심했을 때는 공익변호사가 되겠다고 생각했지만, 여러 직역에 걸쳐 실무교육을 받고 나니 각각이 가지는 매력에 대해 알게 됐다"고 답했다. 이어 "법무관 3년 동안 어떤 직역에서 일할지 고민해 보겠다"며 환하게 웃었다.

끝으로 한씨에게 여러 연수생들 중 수석에 해당하는 대법원장상을 받은 소감을 물었다. 그는 쑥스러운 표정으로 거듭 "과분한 자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표로 상을 받기는 했지만 연수생들 모두 2년 동안 열심히 했고 뛰어난 실력을 가졌는데 내가 받게 돼 부끄럽다"며 "그만큼 더 바르게 할 수 있게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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