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엘(the L)/"99만원만 받겠다"…부동산시장 문 두드리는 변호사들◇
변호사들의 부동산중개업 진출이 공인중개사협회의 반발을 불러오는 등 직역 갈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중개수수료 인하를 기대하는 부동산 소비자들의 관심도 크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는 지난 14일 변호사의 부동산법률자문 서비스를 내세운 트러스트라이프스타일을 상대로 형사고발할 방침을 밝혔다. 협회는 트러스트측의 부동산자문이 사실상 '중개'행위도 포함하고 있다고 여겨 무등록·무자격 중개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2000년대 들어 반복되는 변호사와 공인중개사 갈등
부동산 영역에 진출하려는 변호사들과 중개업시장을 지키려는 공인중개사들 사이의 싸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0년대 초반 변호사의 부동산중개사무소 등록 시도가 있었다.
당시 긴 법정다툼 끝에 대법원 판결(2006. 5. 11선고, 2003두14888판결)로 "변호사법 제3조에서 규정한 법률사무소는 공인중개사법에서 정하는 중개행위와는 구별되는 것이고, 일반의 법률사무에 중개행위가 당연히 포함되는 것이라고 해석할 수 없다"는 요지로 변호사에 의한 중개사무소 개설 등록은 안 된다는 결론이 있었다.
대법원 결론 전에는 대한변호사협회가 "변호사의 중개업무는 가능하다"는 유권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모 변호사가 서초구청에 부동산중개사무소 개설등록 신청을 내면서 촉발된 행정소송에서 결국 변호사쪽이 사실상 진 셈이다.
당시 법무부도 "중개는 법률사무에 포함되지 않는다"며 "변호사는 부동산중개업자처럼 중개대상물의 매도인, 매수인 등 당사자 양측의 사이에서 계약을 성사시키기 위한 알선행위는 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변협과 중개업협회는 변협이 2005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부동산중개업법개정안에 대한 반대의견을 제시하며 "지하자본 및 폭력세력과 연계한 세력이 부동산 시장을 움직이고 있다"는 표현을 한 것으로 인해 큰 마찰을 빚기도 했다.
◇중개 아닌 '자문' 표방… '이번엔 다르다'
따라서 이번달 문을 연 트러스트부동산은 '부동산중개' 행위를 표방하지 않고 '법률자문'을 내세운다. 홈페이지에 '집등록' 메뉴와 '집찾기' 메뉴를 갖춰놓고 부동산 공급자와 수요자를 연결해주고 있지만 '부동산거래 자문계약'의 일부로 보는 것이다.
트러스트측은 자문계약 약관을 홈페이지에 게시하고 제4조 '보수' 항목에 "본 항의 보수는 트러스트 로펌이 변호사법 제3조에 따른 법률사무를 수행한 데 대한 대가입니다. 매매?임대상대방을 알선한 데 대한 대가는 0원으로 합니다"라고 적시해 자문계약이라는 법률사무 수수료임을 알리고 있다.
홈페이지에 표시한 '중개수수료'표에도 "트러스트 부동산의 중개수수료는 법률자문 보수를 의미하나, 이용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중개수수료라고 표현합니다"라고 적어 사후 중개사협회 등과의 법적 분쟁에 대비하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트러스트 홈페이지에는 90여건의 매물이 사진 등 정보와 함께 등록돼 있고 등록심사 중인 건수는 450여건에 이른다.
◇비싼 수수료불만에 소비자 여론 뜨거워
여론의 관심은 '중개수수료' 가격에 집중돼 있다. 트러스트는 99만원과 45만원이라는 두단계의 단순화된 자문료만 받는다고 고지하고 있다. 따라서 일정요율로 책정돼 경우에 따라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까지 나가는 수수료가 비싸다는 인식을 갖던 소비자들에겐 큰 이슈가 되고 있다.
기존 중개수수료에 대해 '비싸다'는 불만에 계속 제기되면서 정부도 지난해 3월 강원도를 시작으로 전국적으로 '반값 부동산중개료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반값 부동산 중개료는 6억원 이상 9억원 미만 주택을 매매할 때 중개보수 상한을 기존 0.9%에서 0.5%로 낮추고, 3억원 이상 6억원 미만의 임대차 중개보수도 0.8%에서 0.4%로 낮추는 것이다.
부동산 가격이 2000년 이후 폭등하면서 기존 체계에 따른 수수료를 내려면 수도권 아파트 한 채 거래에 수백만원의 수수료를 내야했기 때문에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비현실적 체계 탓에 기존에도 수수료를 반값 정도로 받는 중개사가 많았기 때문에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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