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들과 자주 가는 아시안푸드 체인점이 있다.
처음 몇 번 갔을 때 음식을 좀 많이 시켰더니 그 이후로 그 식당 매니저가 날 알아보고 갈 때마다 나를 챙긴다. 주문하지도 않은 요리를 서비스로 준다든가 음료수를 주기도 한다.
서비스로 주는 요리들은 내가 거의 시키지 않는 메뉴인데, 막상 먹고 보니 맛이 좋아 그 뒤로 그 메뉴를 자주 찾게 되었다. 매니저가 그렇게 친절하게 해주니 아르바이트를 하는 직원들도 내가 가면 친절하게 서빙해 주었다. 그래서 의뢰인들과도 같이 그곳을 자주 찾게 되었다.
◇ 단골, 늘 정해 놓고 거래하는 곳
그런데 어느 날, 그 음식점을 갔는데 매니저를 비롯해서 아르바이트 멤버들이 모두 바뀌어 있었다. 물어보니 다른 지점 오픈하는 곳이 있어 본사의 지시로 매니저를 비롯한 정예멤버들이 그곳으로 모두 옮겨갔다는 것이다. 왠지 마음이 휑한 느낌….
새로운 매니저는 나를 그냥 다른 손님과 똑같이 대했고 이는 아르바이트생들도 마찬가지였다. 왠지 그 동안 쌓아놓은 신뢰의 마일리지를 도둑맞은 기분이 들었다.
늘 정하여 놓고 거래를 하는 곳. '단골'에 관한 사전적 정의다.
법률사무소를 단골로 하는 손님? 언뜻 생각해 보면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잘 생각하면 기업고객이야 말로 법률사무소의 단골손님이라 할 것이다.
예전에 어느 기업 법무담당자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법률사무소에는 이상하게 단골우대 정책 같은 것이 없어요. 한 달에 2~3건씩 사건을 위임하는데 그럼 뭔가 혜택을 줄 수도 있잖아요? 예를 들어 간단한 자문사건 등은 서비스로 해 준다든가. 그런데 법률사무소는 그런 마인드기 없어요."
처음 그 말을 들을 때는 잘 와 닿지 않았는데 내가 실제 단골로 대우를 받을 때와 그렇지 않을 때를 겪어보니 그 말이 피부에 와 닿았다.
◇ "단골 존중만으로도 의뢰인 만족감 높일 수 있어"
세계적인 교육학자이자 심리학자인 존 듀이의 말처럼 인간의 가장 근원적인 욕구는 '존중받고 싶은 욕구'다. 남들과는 달리 좀 더 특별하게 대우받고 싶은 욕구.
우리가 병원에 진료를 받으러 갈 때 어떻게든 아는 사람을 통해 소개받아 가려고 하는 것에는 뭔가 다른 사람과 '차별화된' 대우를 받고 싶은 욕구가 내재되어 있다.
그 차별이라는 것이 그리 거창한 것이 아니다. 다른 사람보다 조금 더 친근하게, 그리고 조금 더 세심한 배려를 해주기를 바라는 것이 전부다.
마케팅 관련 책들을 보면 기존 고객으로부터 추가 매출을 일으키는 것보다 신규 고객을 개척하는 편이 몇 배는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든다는 다양한 실험사례가 나온다.
우리 사무소의 단골의뢰인 리스트를 만들어 보자. 그리고 그 의뢰인들에게 특별히 더 제공할 수 있는 혜택으로 뭐가 있을 수 있는지 생각해 보자. 굳이 큰 돈 들 필요도 없다.
단골이기에 챙겨준다는 느낌, 단골이기에 존중한다는 느낌만 줄 수 있어도 단골 의뢰인들의 자존감과 만족감은 높아질 수 있다. 긍정적인 우대정책을 통해 충성고객을 만들어가는 것. 서로에게 기분 좋은 일이 될 수 있으리라.
'뚜벅이 변호사'·'로케터'로 유명한 조우성 변호사는 머스트노우 대표로 법무법인 태평양을 거쳐 현재는 기업분쟁연구소(CDRI)를 운영 중이다. 베스트셀러인 '내 얘기를 들어줄 단 한사람이 있다면'의 저자이자 기업 리스크 매니지먼트 전문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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