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생일인데 경기도까지 잡채 배달되나요?"
최근 '워킹맘' 임모씨(38)는 반조리식품 업체에 전화를 걸었다. 집 근처에도 중국집 등 음식점이 있지만 초등학생 아들 친구들에게 배달음식 시켜주는 티를 내고 싶지 않아서다. 적지 않은 퀵서비스 비용이 부담은 되지만 반조리식품을 받아 무사히 아들 생일상을 차렸다.
직장을 다니는 엄마 워킹맘들이 바쁜 일정에 쫓기면서 묘수 찾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워킹맘들은 조금이라도 음식조리 시간을 줄이거나 아이 돌보는 시간에 공백을 메우기 위해 전전긍긍한다. 이런 수요를 간파해 공략하는 기업들이 늘면서 관련 시장규모도 커지고 있다.
◇어느새 2조원 훌쩍…대기업에서 중소기업까지=13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국내 가정간편식(HMR) 시장규모는 지난해 2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된다.
2013년 1조원을 돌파한데 이어 2014년 1조7000억원 등으로 빠르게 늘고 있다. 퇴근 후 부족한 시간을 쪼개 요리해야 하는 워킹맘 수요가 영향을 미쳤다.
초등학생 아이 둘이 있는 직장인 임모씨(38)는 "도저히 퇴근하고 집에 들어와 요리할 엄두가 나지 않는다"며 "그렇다고 매일 남편과 외식을 할 수도 없어 반조리식품을 자주 이용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세 살된 아들을 둔 공무원 4년차 이모씨(34)도 "요즘 '셰프 열풍'이라는데 나 같은 워킹맘에게는 요리가 사치"라며 "재료 사서 요리하면 좋지만 그럴 시간이 없어 어느 정도 맛이 보장된 간편식을 냉장고에 채워둔다"고 말했다.
이런 수요 때문에 이마트 등 대기업이 HMR 제품 출시에 열을 올리는 것은 물론 중소 업체들까지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반조리식품업체 마이셰프를 운영하는 임종억 대표는 "지난해 매출이 3년 전에 비해 5배나 증가했다"고 말했다. 이어 "요즘은 가격이 좀 나가더라도 절대적으로 시간을 아끼려는 워킹맘이 많다는 걸 느낀다"고 덧붙였다.
◇"새벽 도우미 구해요"…출퇴근, 아이 등하교 시간과 달라=인터넷 사이트나 카페 등에는 워킹맘들이 등하교 혹은 등하원 도우미를 찾는다는 게시글이 많이 올라온다.
특히 출퇴근 시간이 아이의 일정과 맞지 않는 엄마들의 글들이 눈에 띈다. "저는 출근이 일러서 새벽 6시부터 아이 유치원 가는 오전 9시까지 맡아주실 분이 필요한데 이렇게 일찍부터 하실 분이 계실까요?"라는 게시글이 종종 올라온다.
협의하기 나름이지만 대부분 시간당 1만원 정도는 생각해야 등하교 도우미를 구할 수 있다. 비용이 상당하지만 아이와 시간을 맞출 수 없어 어쩔 수 없이 이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여섯 살 난 딸을 키우는 금융회사 직원 한모씨(35)는 "아이가 유치원에 가면서부터 등하원 도우미에게 아이 등원을 맡겼다"며 "한 달에 50만원 이상 들어가지만 아침에 아이를 데려다 주고 출근할 시간이 도저히 안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도우미 수요는 시간적 여유가 있는 은퇴한 사람들이 파고들고 있다. 한 등하교 도우미 연결업체는 "상대적으로 시간 많은 노인들이 도우미를 자처하는 경우가 많다"며 "조선족이 아닌 경우 50대 이상 은퇴한 분들이 많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