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어린이·임산부 복용금지 의약품 '3년간 11만건 처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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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22 11:45

정춘숙 의원 "의료기관에 실질적 페널티 줘야"

(서울=뉴스1) 민정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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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작용 우려로 어린이나 임산부 복용금지가 권고된 의약품이 의학적 이유도 밝히지 않은 채 최근 3년간 11만건이나 처방됐다. 이 가운데 함께 복용하지 못하도록 병용금지된 의약품 조합도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2일 <뉴스1>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으로부터 단독입수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부적정한 사유 금기의약품 처방'에 따르면 2013년부터 2016년 6월까지 총 11만3986건이나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2013년 총 3만5912건에서 2014년 2만4499건으로 줄었다가 2015년 2만6396건, 2016년은 6개월밖에 안 지났는데도 벌써 2만7179건으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의약품 중에는 어린이나 임산부에게 투약하지 못하도록 금지된 약물들이 있다. 또 2가지 이상의 의약품을 함께 복용하면 부작용이 발생하거나 약효를 떨어뜨릴 수 있어서 병용을 금지하는 의약품 조합도 정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런 의약품들을 연령금기, 임부금기, 병용금기 등의 의약품으로 지정한다. 2016년 8월 기준 Δ연령금기 146개 성분 3040품목 Δ임부금기 655개 성분 1만2759품목 Δ병용금기 775개 성분조합, 7559품목이 있다.

다만 금기의약품이라고 처방을 전혀 못하는 것은 아니다. 의사가 불가피하게 금기의약품을 처방해야 한다면 '팝업(Pop-up)창'을 뜨게 해 의학적으로 사유를 적도록 하고 있다.

대부분 의료기관에 이러한 시스템이 마련돼 있음에도 '처방사유를 제대로 제시하지 않은 부적정한 금기의약품 처방'이 매년 수만건 이상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처방사유를 제대로 적지 않은 의료기관들은 처방 사유를 아예 기재하지 않거나 의미 없는 단순 숫자나 알파벳을 넣고 있었다.

김주현 대한의사협회 대변인은 "약화 사고 방지를 위해 필요한 제도이기 때문에 많은 회원들이 활발하게 사용해야 한다"며 "아직 시스템에 적응하지 못한 미숙한 회원들이 있지만 시간이 갈수록 문화가 성숙해질 것이고 의협 차원의 역할을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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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병용금기는 '돔페리돈 성분과 메토클로프라미드 성분' 조합이 처방이 가장 많았다. 이들은 함께 복용하면 심각한 심실성 부정맥의 가능성이 있지만 6356건이나 부적정한 사유로 처방됐다.

12세 미만의 아동에게 처방이 금지된 의약품인 '아세트아미노펜젠피세립 성분'의 의약품은 2016년 1805건, 임산부에게 안전성이 확립되지 않아 금지된 '미분화프로게스테론 성분' 역시 지난 6개월간 1069건이나 부적정한 사유로 처방됐다.

정춘숙 의원은 "의학적 판단으로 금기의약품에 대해 처방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지만 사유조차 기재하지 않거나 단순문자로 처방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환자가 왜 이 약을 처방받는지에 대한 사유조차 알 수 없다면 의사와 환자 간의 신뢰관계가 쌓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부적정한 사유로 처방되는 것에 대해 실시간으로 판별하는 심사시스템을 시급히 개발해야 하고 부적정한 사유로 처방하는 의료기관에 대해 현지조사 실시 등 비금전적 페널티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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