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상주시 시민운동장에 마련된 무대에선 가수 현철의 마지막 리허설 무대가 한창이었다. 그의 대표곡인 '봉선화 연정'이 운동장 가득 울려퍼지자 밖에서 입장을 기다리고 있던 관객들의 흥분은 점점 더 고조돼 갔다.
2005년 10월3일 당시 상주에선 자전거 축제가 한창이었다. 행사 프로그램 중 지역 주민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은 건 한 방송국의 가요콘서트. 설운도, 태진아, 현철, 장윤정 등 트로트 가수들은 물론 휘성과 SS501 등 아이돌까지 지방에선 보기 힘든 가수들의 출연이 예정됐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1만여명의 시민들이 운동장으로 모였다.
사고가 발생한 건 이날 오후 5시30분쯤. 녹화를 1시간30분정도 남겨두고 갑자기 직3문 출입문이 열리면서다. 아직 마지막 리허설이 진행되고 있던 때였다. 이 출입구 앞에는 5000여명 정도가 줄도 서지 않은 채 입장을 기다리고 있었다.
갑자기 출입구가 열리자 기다리던 관객들은 무대에서 가장 가까운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달려들었다. 5000여명의 관객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앞에 있던 사람들이 밀려 넘어지기 시작했다. 뒤따라 입장하던 사람들은 앞쪽 사람들이 넘어진 줄도 모르고 계속 밀고 들어왔다.
넘어진 사람들은 밟히고 또 밟혔다. 운동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쓰러진 사람들의 울음소리와 신음소리가 운동장을 가득 메웠다.
일단 무대를 통제하고 있던 사람들이 몰려와 119에 신고했고, 응급처지를 하는 사이 3~4대의 구급차가 부상자들을 실어 날랐다. 하지만 사상자를 막진 못했다.
이 사고로 결국 관객 11명이 깔려 숨지고 162명이 부상당했다. 대형 참사였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이 행사에는 많은 관객이 몰릴 것으로 예상됐음에도 안전 관리 요원이 턱없이 부족했다. 현장에 1만여명의 관람객들이 몰렸지만 배치된 안전관리요원은 단 20여명뿐이었다.
당초 50명을 공연장에 배치하기로 했지만 당일 20명만 배치했고 이 가운데 8명만 사고가 난 제3문 경호를 맡은 것으로 밝혀졌다. 더욱이 행사장 주변 경비·경호를 맡았던 경호업체는 무등록업체였다.
보상 재원 마련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행사를 대행한 국제문화진흥협회는 재정 상태가 불량했고 협회가 행사를 위임한 이벤트 업체는 보험 가입이 돼있지 않았다. 상주시는 대행업체의 보험 가입 여부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죄로 공동 책임이 요구됐다. 재판 진행 과정에선 방송사 관계자에게도 유죄가 선고돼 이 방송사가 사망자 보상 문제를 위탁받았다.
이 사건 이후 김근수 당시 상주시장은 업무상 과실치사 등의 혐의로 금고 1년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고, 방송사 담당 PD는 금고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국제문화진흥협회 관계자와 경호업체 대표, 상주시 공무원 등 7명도 기소돼 금고형이나 징역형을 선고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