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년 전 오늘… 전두환 노린 '아웅산 테러' 발생

이슈팀 조현준 기자
2016.10.09 05:58

부총리 등 17명 사망…북한, 사과는 커녕 '자작극'주장

2014년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미얀마에서 열린 아웅산 묘역 대한민국 순국사절 추모비 제막식에 참석, 묵념하고 있다. /사진=뉴스1

"쾅!"

33년 전 오늘(1983년 10월9일) 미얀마 수도 양곤의 아웅산 국립묘지에 귀를 찢는 폭발음이 울렸다. 북한 인민무력부 정찰국이 '전두환 암살' 목적으로 폭탄을 터뜨렸다. 현장에서 수행원 17명이 사망하고 수십 명이 부상당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행사장에 조금 늦게 도착한 덕에 목숨을 건졌다.

그날 오전 전 대통령은 공식 수행원 22명 등을 데리고 동남아 5개국 순방길에 올랐다. 미얀마는 순방길의 첫 방문지였다. 전 대통령 일행은 미얀마 독립운동가 국립묘지 아웅산 묘소 참배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었다.

오전 10시 서석준 경제부총리를 비롯, 수행 공무원들과 경호원들은 행사장에 미리 도착해 예행연습을 시작했다. 오전 10시26분 예행연습을 마친 서석준 부총리는 전두환 측근으로부터 "전 대통령이 예정시간보다 30분 늦게 도착한다"는 무전 연락을 받았다. 이에 서 부총리는 '애국가 예행연습'을 한 차례 더 하기로 했다.

현장에 대기하던 북한 공작원 신기철은 오전 10시28분 폭탄 스위치를 눌렀다. 두 번째 애국가가 흘러나오자 전 대통령이 도착한 줄 알았던 것이다. 이 폭발에 서 부총리와 수행공무원을 포함, 17명이 현장에서 사망했다. 미얀마인도 4명이 사망하고 32명이 부상당했다. 교통정체로 늦게 도착해 화를 면한 전 대통령은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다음날 급히 귀국했다.

북한은 당시 한국정부가 꾸민 자작극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테러 현장에서 체포된 북한 요원의 자백으로 사건 전모가 드러났다. 미얀마 경찰은 북한 공작원 3명 가운데 신기철을 인근에서 사살하고 공범 김진수와 강민철을 체포했다. 김진수는 사형당했고 강민철은 미얀마에서 복역 중 사망했다.

당시 사회주의 국가였던 미얀마는 한국보다 북한과 가까운 나라였다. 그러나 사건 이후 미얀마는 북한과의 국교를 단절했다. 자국 독립 영웅 묘역에서 폭탄 테러를 일으킨 것을 참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양곤에 있던 북한대사관 직원들도 모두 국외로 추방했다. 북한은 2007년이 돼서야 미얀마와 외교관계를 회복할 수 있었다.

2014년 미얀마 아웅산 국립묘지에는 희생자를 기리는 추모비가 세워졌다. 오늘로 아웅산 테러는 33년이 됐다. 북한은 사과는커녕 테러를 자행했다는 사실조차 인정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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