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변은 서울 강북구 번1동 한 부동산 중개업소 앞에서 시작됐다. 경찰이 40대 남성이 쏜 총에 맞아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숨진 경찰 뿐만 아니라 시민 2명도 총이나 둔기에 맞아 부상을 입었다. 서울에서 초저녁에 총격전이 일어났다.
현행범으로 체포된 남성은 성폭력 전과자로 범행 과정에서 차고 있던 전자발찌를 끊고 달아났다. 범인은 스스로 만든 사제 총기까지 경찰에 발포하는 대범함을 보였다.
19일 오후 서울 강북구 오패산 일대에서 일어난 총격 사건을 재구성했다.
피의자 성모씨(46)는 이날 오후 6시쯤 강북구 번1동 한 부동산 중개업소 앞에서 평소 악감정을 갖고 있던 중개업자 이모씨(69)가 나오기까지 기다렸다.
곧이어 이씨가 중개업소에서 나오자 들고 있던 사제 목재 총기를 발포했다. 총알은 빗나갔다. 총소리에 놀란 이씨는 인근 지하철 4호선 수유역까지 도망쳤다.
성씨는 총기를 버리고 이씨를 끈질기게 뒤쫓았다. 이후 역 주변에서 이씨를 붙잡아 바닥에 내동댕이 친 데 이어 총 대신 들고온 둔기로 이씨를 내려쳤다. 이씨는 이때 충격으로 부상을 입어 현재 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당시 상황을 본 주변 목격자들은 경찰에 "총소리가 난다" "누가 맞고 있다"며 112신고를 넣었다. 그사이 성씨는 부동산 중개업소 앞에 두고 온 총기를 다시 챙겨 오패산 쪽으로 달아났다.
둔기에 맞은 이씨 이외에 길을 가던 시민 이모씨(71)도 부상을 입었다. 성씨가 중개업자 이씨에게 발포했다가 빗나간 총알이 행인 이씨 복부에 맞았다.
행인 이씨도 피를 흘리는 등 부상을 입고 인근 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경찰이 최초 폭행 신고를 접수한 시간은 이날 오후 6시20분쯤이다. 성씨가 차고 있던 전자발찌를 끊은 시간은 오후 6시25분으로 감지됐다.
이후 성씨가 도주한 오패산 터널에 경찰 순찰차가 도착한 시간은 오후 6시29분. 첫 신고부터 현장에 도착하기까지 10분이 채 안 되는 시간 동안 경찰이 접수한 폭행·총성 신고는 총 15건이었다.
경찰이 오패산에 도착했을 당시 성씨 모습은 보이지 않고 터널 위 숲속에서 총성만 10여발 울렸다. 성씨가 허공으로 쏜 것으로 추정된다. 바닥으로 떨어지거나 경찰을 향해 오는 총알은 없었다.
출동한 경찰관들은 현장 목격자 진술과 총성을 따라 오패산 터널 위쪽으로 접근했다.
이 과정에서 번동파출소 소속 김모 경위(54) 왼쪽 날갯죽지로 총알 1발이 갑자기 날아들었다. 당시 시간은 김 경위가 다른 경찰들과 현장에 도착한 지 4분여 지난 오후 6시33분이었다.
날아온 총알은 김 경위 폐를 손상시켰다. 김 경위는 부상과 출혈이 심해 인근 병원으로 급히 옮겨졌지만 이날 저녁 7시40분 끝내 숨을 거뒀다.
김 경위가 부상을 입고 실려 가자 다른 경찰들은 모두 몸을 엎드리고 주변 사물에 엄폐해 성씨에게 접근했다. 이때 진압을 지켜보던 민간인 2명이 먼저 다가가 성씨를 덮쳐 제압했다.
경찰도 민간인과 함께 오후 6시45분쯤 오패산 터널 위 숲속에서 성씨를 검거했다. 검거 과정에서 경찰은 성씨를 향해 공포탄 1발과 실탄 3발을 격발했다.
검거 당시 성씨는 조끼를 입고 있었다. 방탄조끼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은 검거한 성씨를 상대로 범행 동기를 추궁하는 한편 성씨가 차량과 가방에 소지한 총기 16정과 칼 7개를 압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