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중국에 따로 머물면서 조직적인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으로 수억원을 가로챈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사기 등 혐의로 한·중 보이스피싱 일당 30명을 검거하고 그중 한국 조직원 팀장 안모씨(36), 중국 조직원 팀장 소모씨(41) 등 20명을 구속했다고 3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일당은 올해 4월부터 2개월간 중국과 한국에 역할을 분담해 머물면서 금융회사 직원 등을 사칭한 보이스피싱으로 4억4000만원 상당을 챙긴 혐의를 받는다.
조사 결과 소씨 등 중국 조직원들은 현지에서 콜센터 2곳을 운영하며 한국에 무작위로 전화를 걸어 금융회사 대출 상담원인양 행세했다.
이들은 전화 상대방이 관심을 보이면 "먼저 수수료나 기존 다른 은행에서 빌린 대출금을 우리 쪽으로 송금해야 돈을 빌려줄 수 있다"고 속여 미리 준비한 대포통장으로 돈을 입금 받았다.
돈이 들어오면 다음 단계는 한국 조직원들 몫이었다. 팀장 안씨 지시에 따라 인출책 15명이 대포통장에 입금된 돈을 빼 중국으로 송금했다.
이 과정에서 환전소를 운영하는 박모씨(47·여)가 환치기하는 수법으로 자금을 세탁했다.
환치기는 통화가 다른 두 나라에 각각 계좌를 만들고 한 국가 계좌에 돈을 넣으면 다른 국가 계좌에서 그 나라 화폐로 돈을 지급받는 불법 외환거래 수법을 일컫는다.
이 같은 범행으로 2개월간 일당에게 당한 피해자만 84명에 달했다.
경찰은 중국 공안과 공조 수사로 중국 현지 조직원 중 이미 구속한 소씨를 포함해 한국인 6명을 모두 국내로 소환하고 구속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한국과 중국에 거점을 두고 조직적으로 사기 행각을 벌이는 보이스피싱이 늘고 있다"며 "중국 공안과 긴밀히 협력해 앞으로도 지속적인 범인 검거에 만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