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 커도 시민의식 빛났다…도심 점령 '평화 촛불'

윤준호 기자
2016.11.06 06:44

10만명 이상 대규모 집회에도 질서유지·폭력 없어…경찰도 해산보다 안전유지 방점

5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모이자! 분노하자! #내려와라 박근혜 2차 범국민행동'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박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스1

10만명이 넘는 시위대가 도심 집회를 벌였지만 큰 불상사 없이 평화시위를 유지했다.

거리로 쏟아진 시위대들의 분노는 컸지만 성숙한 시민의식은 이를 다스려 불필요한 폭력을 피하고 질서를 지켰다.

경찰도 강경 대응보다는 '사랑과 애국'에 호소하며 합법시위를 유도했다.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모이자! 분노하자! #내려와라 박근혜 2차 범국민행동'(촛불집회)은 이날 밤 9시를 기점으로 공식 행사를 종료했다.

주최 측 추산 20만명(경찰 추산 4만5000명)이 운집한 이날 집회는 부모 손에 이끌려 나온 어린 아이부터 중고등학생, 주부, 직장인, 70대 노부부까지 평범한 이웃들이 대부분이었다.

과격 시위 양상은 찾기 어려웠다. 이따금 큰 목소리로 청와대 방면 행진을 요구하는 참가자들도 있었지만 경찰과 물리적 충돌은 최대한 자제하는 모습이었다.

경찰도 해산이 아닌 안전 유지에 중점을 뒀다. 해산명령도 한결 부드러워졌다.

경찰은 이날 공식 행사가 끝나고도 현장을 지키는 참가자들에게 "사랑하는 시민 여러분, 집회가 모두 종료됐다"며 "질서를 지켜주시고 사랑하는 가정으로 안전하게 귀가해 주시기 바란다"고 방송했다. 이날 경찰은 '사랑'이라는 표현을 수없이 사용했다.

시민들도 경찰 방패 벽과 4~5m 거리를 유지한 채 몸싸움 없이 구호와 피켓 시위로만 대응했다.

길바닥에 버려진 쓰레기를 한쪽으로 모으고 질서를 갖춰 귀갓길에 오르는 등 남을 배려하는 참여자들도 많았다.

경찰은 지난달 29일 1차 주말 촛불집회 때도 "여러분이 국가를 사랑하는 마음을 충분히 이해한다"며 애국심에 기대서 합법 집회를 호소했다. 살수차나 최루액(캡사이신)도 등장하지 않았다.

서울지방경찰청은 1차 촛불집회 이튿날 입장자료를 내고 "경찰은 시민 안전을 위해 끝까지 인내하고 대처했다"며 "시민들도 경찰의 안내에 따라주고 이성적으로 협조해 준 것에 대해 감사드린다"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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