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해 '강공'으로 방침을 선회했다. '황제 소환' 논란으로 국민의 분노가 검찰을 향한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우병우가 살면 검찰이 죽는다'는 얘기가 들린다.
7일 검찰 특별수사팀(팀장 윤갑근 고검장)은 전날 우 전 수석을 소환해 조사하는 과정에서 지나친 예우를 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조사 과정에서 우 전 수석이 팔짱을 끼고 웃는 표정으로 서서 깍듯한 자세의 검사와 대화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돼 논란은 증폭됐다.
이를 두고 여전히 검찰이 우 전 수석의 영향력 아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당연히 수사 공정성과 신뢰를 의심하는 목소리도 뒤따랐다. '최순실 게이트'로 온 국민의 이목이 검찰에 쏠려있는 상황에서 이런 비판은 검찰 조직에 치명적이었다.
우 전 수석은 그동안 개인 비리로 검찰 수사를 받아왔다. 이 혐의들은 대부분 처벌이 가벼운 죄목에 해당했고 뇌물혐의 등 일부는 수사팀 내에서 적용이 어렵다는 판단이 잠정적으로 내려진 상황이었다. 우 전 수석의 수사 결과는 초라할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었으며 '봐주기 수사'라는 비판이 나오는 것도 당연하다는 분위기가 있었다.
그러나 '봐주기 수사'를 우려하는 여론이 '황제 소환' 논란을 만나 검찰을 궁지에 몰았다. 이에 검찰총장이 직접 사태 수습에 나섰다. 대검찰청 관계자는 이날 "김수남 검찰총장이 우 전 수석 수사와 관련해 국민 눈높이에서 볼 때 어긋나는 부분이 있는 것은 아닌지 살펴봐야 했다고 담당 수사팀을 나무랐다"고 말했다.
이어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 우 전 수석의 직권남용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할 것이라고 했다. 우 전 수석을 최순실 게이트와 엮어 처벌하겠다는 것이다.
우 전 수석은 지난 2014년 5월부터 청와대 민정수석실 민정비서관, 지난해 2월부터 민정수석을 지냈다. 이 시기는 '비선실세' 최순실씨와 안종범 전 정책조정수석이 대기업들을 상대로 미르·K스포츠재단 자금을 모으던 때와 상당 부분 겹친다. 이때문에 우 전 수석이 강제모금을 알고도 모른 척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검찰도 같은 맥락에서 우 전 수석에게 직무유기 혐의가 있다고 보고 수사를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 전 수석은 최씨의 강제모금에 가담했다는 의혹에도 휩싸여 있다. 이성한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은 최근 한 언론 인터뷰에서 "차은택씨가 우 전 수석의 명함을 보여주면서 '우리를 봐주고 있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고 폭로했다. 롯데그룹이 70억원의 재단 출연금을 냈다가 돌려받는 과정에도 석연찮은 점이 발견된다.
검찰은 수사 방침이 알려지고 난 뒤 곧바로 우 전 수석을 출국금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 전 수석을 반드시 처벌하겠다는 검찰의 각오가 읽히는 대목이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이날 "'황제 소환' 논란으로 검찰과 우 전 수석 둘 중 하나는 다쳐야 하는 상황이 됐다"며 "검찰이 최순실 게이트와 우 전 수석을 엮은 것은 이번 사태를 '강공'으로 풀어나가겠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