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문화계 황태자' 차은택씨(47)를 8일 밤 10시10분 공동강요 등 혐의로 체포했다. 차씨는 지난 9월 말부터 중국 칭다오에서 머물다가 이날 밤 인천공항으로 귀국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미리 발부 받은 체포영장을 토대로 차씨의 신병을 확보한 뒤 그를 서울중앙지검으로 압송하고 있다.
차씨는 이날 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물의를 일으켜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많이 느끼고 반성한다"고 말했다. 그는 질의응답 과정에서 눈물을 보이며 "죄송하다"는 말을 반복했고 소리 내 울기도 했다.
그는 최순실씨(60·구속)와의 관계, 관련 혐의 등을 묻는 말에 "검찰에서 진실되게, 사실대로 말씀드리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뒤를 봐줬다고 발언한 사실이 있는지 묻자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고 했다.
우 전 수석과 재단 관련 사업을 논의했느냐고 묻자 "절대 그런 일 없다"고 했고, 우 전 수석과 아는 사이인지 묻는 말에는 "아니다"고 답했다. 반면 안종범 전 정책조정수석과는 "조금 안다"고 말했다.
차씨는 박근혜 대통령과는 공식적인 자리에서 몇 번 만났을 뿐 개인적으로 본 적은 없다고 밝혔다. 지난 9월 말부터 중국에 체류한 이유와 관련해서는 "드라마 촬영 때문에 갔다가 마음이 복잡해 혼자 있었다"며 "상하이와 칭다오에 머물렀다"고 설명했다.
유명 광고감독인 차씨는 2014년 8월 대통령 직속 문화융성위원회 위원으로 임명된 이후부터 2년여 동안 각종 문화정책 사업, 인사에 관여하고 특혜를 누렸다는 의혹을 받는다. 비선 실세 최씨와의 두터운 친분이 그 배경에 있다고 전해진다.
차씨는 '최순실 게이트'의 시작점인 미르재단을 실질적으로 운영한 인물이다. 차씨의 유령회사로 지목된 엔박스에디트는 정부예산 3억원이 들어간 '늘품 체조' 동영상을 하청받아 제작했다. 차씨가 실제 소유했다고 알려진 플레이그라운드는 지난 5월 박근혜 대통령의 아프리카 3국 순방 당시 문화사업을 수주하기도 했다.
차씨는 문화정책 사업으로 특혜를 봤을 뿐만 아니라 각종 정부 인사에도 개입했다는 의혹에 휩싸여 있다. 차씨가 현 정부에서 공식 직함을 얻은 뒤 차씨의 대학원 은사인 김종덕 홍익대 교수는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 외삼촌인 김상률 숙명여대 교수는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에 각각 내정됐다.
그는 송성각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에게 당초 문체부 장관 자리를 주겠다고 약속했다는 의혹, 송 전 원장을 통해 포스코그룹 계열 광고사인 포레카를 인수한 한 중소기업에 지분을 넘기라고 압박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포레카 지분 강탈 의혹에는 안 전 수석도 연루돼 있다. 이날 체포영장에 적시한 공동강요 혐의가 이에 해당한다.
검찰은 차씨 회사와 관련해 횡령·배임 등 기업 범죄가 빚어졌는지도 수사하고 있다. 검찰은 그동안 차씨 관련 회사를 압수수색하고 특혜 여부와 자금거래 전반을 살펴왔다. 또 검찰은 전날 차씨와 20년 지기로 알려진 송 전 원장을 주거지에서 체포했고 주변 인물을 연이어 불러 조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