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오늘…강남 고급 아파트에 'LG 헬기 충돌'

이슈팀 조현준 기자
2016.11.16 06:00

[역사 속 오늘] 조종사 2명 사망…짙은 안갯속 무리한 운항이 사고 불러

3년 전 오늘(2013년 11월16일) 김포공항에서 한강 상공을 거쳐 잠실 헬기장으로 날고 있던 LG전자 소속 헬기가 서울 삼성동 아이파크쪽으로 경로를 이탈했다.

당시 아이파크 아파트는 절반 이상이 안개에 휩싸여 있었다. 헬기 조종사는 시야에 아파트 건물이 나타나자 급박하게 수직 상승을 시도했지만 충돌을 피할 수 없었다. 헬기 프로펠러는 아파트 외벽에 굉음을 내며 부딪쳤고 헬기 몸체가 아파트 23층과 24층 사이 네다섯 가구를 덮쳤다.

헬기는 아파트 외벽을 상당 부분 파손하고 오전 8시54분쯤 아파트 화단에 추락했다. LG전자 소속 기장 박인규씨(57)와 부기장 고종진씨(37)는 사고 직후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사망했다. 주민 사상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짙은 안개 때문에 (조종사가) 시야를 잃어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원인을 분석했다. 그러나 헬기가 경로를 이탈한 이유는 수수께끼로 남았다.

여론은 경로 이탈 이유에 몇 가지 의혹을 제기했지만 이내 반박됐다. 먼저 사고 헬기에 탑승 예정이었던 안승권 LG전자 CTO 사장이 삼성동 아이파크에 사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LG 관계자는 안 사장의 집 주소가 삼성동이 아닐 뿐더러 LG소속 헬기가 아이파크 헬기장에 착륙한 적도 없다고 일축했다.

사고 헬기가 김을동 전 새누리당 의원을 태우기 위해 경로를 이탈했다는 소문도 돌았다. 그러나 김 전 의원이 탈 예정이었던 헬기는 사고 헬기가 아닌 뒤따라 운항할 예정이었던 LG전자 소속 다른 헬기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전문가들은 안개가 끼어 시정(visibility)이 불량해진 나머지 조종사가 위치나 고도를 착각했을 수 있다고 추정했다.

공식적인 사고 원인은 악기상 속 무리한 운항 때문인 것으로 발표됐다.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가 2015년 7월 발표한 최종 보고서에 따르면 당시 조종사들은 짙은 안개로 위치식별이 어려운 상황에서 비행을 감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조사위는 지면이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조종사가 고도를 바꾸던 중 충돌·추락한 것을 사고 원인으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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