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 농단' 파문과 관련해 재판에 넘겨진 최순실씨(60)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57),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47)에 대한 사건이 형사합의부에 배당됐다. 사안의 중요성을 감안한 조치다.
21일 법원 등에 따르면 최씨와 안 전 수석 등에 대한 사건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부장판사 김수정)가 심리한다. 법원 관계자는 "사건의 중요성을 감안해 합의부가 심리, 판단하도록 재정합의결정을 통해 배당했다"고 설명했다.
재정합의결정이란 사안의 중요성이 인정되는 경우 일반적으로 단독 재판부가 심리하는 사건임에도 합의부에서 심리하도록 배당하는 것을 뜻한다. 법원조직법에 따르면 법정형이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금고에 해당하는 사건을 합의부가 심리한다. 법정형의 하한이 1년 미만일 경우 단독 재판부가, 1년 이상일 경우는 합의부가 심리를 한다는 뜻이다.
최씨와 안 전 수석이 받고 있는 혐의인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및 강요(미수), 정 전 비서관이 받고 있는 혐의인 공무상 비밀누설은 법정형의 하한이 정해져 있지 않아 단독 재판부에 심판권이 있다. 그러나 법원은 사건의 중요성 등을 감안해 합의부에 넘기는 결정을 내렸고, 혐의에 따라 일반 사건으로 분류해 무작위 전산 배정으로 배당을 최종 결정했다.
최씨 등의 사건을 맡은 형사합의29부는 원래 성범죄·아동학대 사건을 전담하는 재판부다. 법원 관계자는 "최씨 등의 사건은 전담 재판부 사건에 해당하지 않는 일반 사건으로 분류돼, 무작위 전산 배당 원칙에 따라 배당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형사합의29부는 최근 8년간 미성년 제자를 상대로 성추행과 성폭행 등을 일삼은 서양화가에게 징역 13년의 중형을 선고했다. 또 과거 강남에서 흉기 대치극을 벌인 폭력조직의 조직원에게 징역 3년6월을, 영아를 움직이지 못하게 이불로 감싸 숨지게 한 보육교사에게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하기도 했다. 김 부장판사는 온화하면서도 강직한 성격을 바탕으로 엄정한 판결을 내리는 것으로 유명하다.
한편 최씨와 안 전 수석은 박근혜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 명목으로 전국경제인연합회 소속 53개 기업을 상대로 774억원을 강제로 지원받은 혐의 등을 받는다. 정 전 비서관은 현 정부 출범 직후인 2013년 1월부터 지난 4월까지 모두 180건의 청와대 내부 문서를 최씨에게 유출한 혐의를 받는다.
일반적인 형사재판의 경우 재판부가 배당되면 2~3주 이내에 첫 심리가 진행된다. 최씨 등의 첫 재판은 다음달 초중순쯤 시작될 전망이다. 1심 재판에서의 구속기간이 최장 6개월인 점을 고려하면 구속된 상태로 재판을 받게 될 최씨 등에 대한 1심 선고 결과는 내년 상반기 내에 나올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