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이하 국조특위) 2차 청문회에 불참한 최순실씨(60·구속기소)의 변호인이 최씨와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의 관계 등 청문회에서 제기된 의혹 전반을 부인했다.
그러나 청문회에 참석하지도 않은 최씨 측이 국조특위 위원들의 질문과 청문회 증인들의 증언 등에 공식 대응한다는 점에서 비난 여론은 더 거세질 전망이다.
최씨의 변호인인 이경재 변호사(67·사법연수원 4기)는 8일 기자들과 만나 "최씨는 오는 19일 기소된 사건의 첫 재판을 앞두고 있고, 특별검사의 조사도 받을 예정"이라며 "이 같은 사정과 건강상 이유로 (청문회에) 출석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씨는 청문회에 부득이한 사정으로 출석하지 못한 데 대해 국조특위 측에 죄송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변호사는 이날 "청문회에서 제기된 의혹 등이 곧 열리게 될 재판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며 제기된 의혹들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전날 쟁점이 됐던 김 전 실장과 최씨의 관계에 대해 이 변호사는 "최씨는 김 전 실장을 알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통상 어떤 사람을 '안다'고 할 때는 서로 직·간접적으로 접촉한 경우를 뜻하는 것"이라며 "그런 의미에서 최씨는 김 전 실장을 알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안다는 것에 대한 증거가 있다면 제시하기 바란다"며 "사실이 아니기 때문에 그와 같은 증거가 나오지 않은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 변호사는 김 전 실장이 최씨 소유의 미승빌딩을 임차해 사무실을 운영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터무니 없는 허위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또 최씨가 박근혜 대통령과 동급이었다는 일부 증언에 대해서는 "최씨 본인에 대한 인격적 모욕"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씨가 (박 대통령과) 동급이 되리라는 의사도 없었고, 그런 능력도 안된다"며 "이 같은 과장이 있어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과거 JTBC가 보도한 태블릿PC에 대해 이 변호사는 "태블릿PC가 최씨의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검찰에서 태블릿PC의 소유·사용자가 최씨라고 단정해 어마어마한 추궁과 압박수사가 있었는데 최씨는 일관되게 아니라고 얘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수사 과정에서도 태블릿PC가 누구의 소유고, 어떻게 사용됐는지, 자료가 어떻게 수록됐는지 등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여러 차례 이야기했다"며 "그런데 충분한 조사가 있었는지 현재로서는 알 수가 없다"고 밝혔다. 그는 검찰이 최씨에게 태블릿PC를 직접 보여주지 않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 변호사는 또 전날 청문회에 출석한 최씨의 조카 장시호씨(37·구속기소)가 대부분 '최씨가 시켜서 한 일'이라는 말을 한 데 대해서는 "많은 부분을 알고는 있지만 수사 중인 사건이라 말을 하지 않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최씨가 차은택씨(47·구속기소)를 김 전 실장으로부터 소개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논리적으로 말이 안된다"고 설명했다. 최씨가 박 대통령의 옷값을 지불했다는 주장과 관련해서는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이 변호사는 마지막으로 "최씨는 재판 과정에서 그간 문제가 됐던 모든 사실이 규명되길 바라고 있다"며 "법에 따라서 처벌을 달게 받겠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