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라 이대 특혜는 최순실·최경희·김경숙 '합작품'

한정수 기자
2017.03.06 14:01

[특검 수사결과 발표]최경희 전 총장이 '컨트롤 타워'…실무자는 김경숙 전 학장

최경희 전 이화여대 총장 /사진=뉴스1

최순실씨(61·구속기소) 딸 정유라씨(21)의 이화여대 입시 및 학사 과정에서의 특혜는 최씨를 비롯한 최경희 전 이대 총장(55·구속기소), 김경숙 전 이대 신산업융학대학장(62·구속기소), 남궁곤 전 이대 입학처장(56·구속기소)의 합작품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6일 그간의 수사결과를 발표하면서 정씨와 관련한 이대 입시·학사 비리가 진행된 배경을 상세히 설명했다. 특검팀은 특히 그간 자신을 둘러싼 의혹을 부인해 왔던 최 전 총장 등이 이 같은 비리에 깊숙이 관여했다고 결론내렸다.

특검팀에 따르면 최 전 총장은 최씨, 김 전 학장, 남궁 전 처장 등과 공모해 2014년 10월 정씨가 대학 면접고사장에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지참하도록 하고, 면접위원들에게 정씨를 뽑도록 지시했다. 최 전 총장이 위계를 이용해 면접위원들의 공정한 업무와 신입생 모집 등에 대한 업무를 방해했다는 것이 특검팀의 판단이다.

최 전 총장이 정씨를 둘러싼 각종 의혹에 있어 '컨트롤 타워' 역할을 했다면, 김 전 학장은 실무를 맡았다. 김 전 학장은 2014년 9월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56·구속기소)을 통해 정씨를 합격시켜 달라는 최씨의 부탁을 받고, 정씨가 면접고사장에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지참하도록 한 것으로 조사됐다. 최씨는 원서를 내면서 직접 김 전 학장에게 합격을 부탁했고, 김 전 차관을 통해서도 이 같은 요청을 전달했다.

남궁 전 처장은 면접고사 당일 면접위원들에게 손나팔을 만들어 "금메달입니다, 금메달"이라고 소리치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씨가 금메달을 지참하도록 이례적으로 허용하고, 면접위원들에게 재차 정씨 합격을 지시한 것이다.

정씨에 대한 특혜는 입학 이후에도 이어졌다. 최 전 총장은 이인성 이대 의류산업학과 교수(54·구속기소) 등과 공모해 지난해 1학기 '컬러플래닝과 디자인' 과목에서 정씨에게 부정하게 학점을 주도록 하고, 지난해 여름계절학기에서도 '글로벌 융합 문화체험 및 디자인 연구', '기초의류학' 등의 과목에서 부정하게 학점을 주도록 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 전 학장 역시 지난해 1학기 '운동생리학', '글로벌체육봉사', '퍼스널트레이닝', 'K-MOOC 영화스토리텔링의 이해' 등의 과목에서 정씨가 부정하게 학점을 받도록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정씨는 당시 수업에 출석하지 않고 시험을 치르지 않았는데도 좋은 학점을 챙긴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다만 이대가 정씨만을 위해 입시 기준 등을 적극 수정했는지에 대해서는 확실한 물증을 잡지 못했다. 특검팀은 이대가 정씨를 위해 체육특기자전형 종목 중 승마를 추가했다는 의혹에 대해 "김 전 학장의 주도로 다양한 종목의 체육특기생을 선발하기 위해 종목 확대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승마가 추가됐다"면서도 "정씨를 위해 종목을 확대한 것으로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서류평가 기준을 정씨에게 유리하게 변경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김 전 학장이 건강과학대학 학장으로 취임한 후 체육특기자전형 서류평가 기준이 유리하게 변경된 것은 사실이지만, 정씨만을 위해 기준을 변경한 것으로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정씨의 학사관리를 위해 학칙을 개정했다는 의혹과 관련, "최 전 총장과 김 전 학장이 학칙 개정을 주도한 정황은 확인된다"고 설명했다.

특검팀은 또 이대가 정씨의 뒤를 봐주고 정부지원 사업을 따내는 등 특혜를 누렸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산업연계교육활성화선도대학(PRIME) 사업 등에서 후순위였던 이대가 선정된 사실은 인정되지만, 그 과정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지시나 최씨의 관여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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