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 운동' 한달…정부는 대처 늦고, 시야 좁아

권혜민 기자
2018.03.07 04:25

[촛불에서 미투로...권력의 붕괴-⑤]8일 문화예술계 및 직장에서의 성희롱·성폭력 근절 대책 발표키로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이 2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공공부문 성희롱·성폭력 근절 보완 대책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18.02.26. /사진=뉴시스

검찰 내 성폭력 피해 고발로 시작된 미투(Me too) 운동이 문화계, 정치권까지 사회 전반으로 번지면서 2차 피해와 재발 방지에 대한 정책적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정부도 여성가족부를 중심으로 범정부협의체를 꾸리고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그러나 공공 부문, 문화예술계 등에 이어 정치권 등으로 미투 운동이 전방위적으로 확산되는 것과 달리 정부의 대응은 안이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책의 방법론 뿐만 아니라 부문별 대책을 내놓겠다는 정부의 인식 자체도 문제라는 것이다.

6일 여가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30분 정부서울청사에서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 박상기 법무부 장관,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긴급 회동했다.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도 참석 예정이었으나 국회 일정으로 빠졌다. 4개 부처 장관들은 문화예술계와 직장에서의 성폭력 근절을 위한 대책 마련을 위해 부처 간 공조 등을 협의했다.

정부는 협의 내용을 토대로 오는 8일 ‘문화예술계 및 직장에서의 성희롱·성폭력 근절 대책’을 발표할 계획이다. 지난달 27일 ‘공공부문 성희롱·성폭력 근절 보완대책’을 내놓은 데 이어 약 일주일 만에 나오는 추가 대책이다. 정부의 대책 발표는 이처럼 사안이 불거질 때마다 땜질하듯이 나오고 있다. 공공 부문이나 문화예술계 뿐 아니라 정치권 등 각 분야에서 미투가 발생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 종합적인 시각에서 접근하지 못하고 있는 것.

정부는 여전히 미투 운동에 대해 하나의 종합 대책을 내놓기보다는 분야별 대책 마련에 주력한다는 입장을 고수한다. 범정부 회의를 통해 시급하다고 판단되는 분야에 대해 그때 그때 먼저 대책을 세우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인식으론 문제가 불거지지 않은 분야는 문제가 없다는 식으로 넘어갈 개연성이 크고 사각지대가 생길 수 밖에 없다.

분야별로 뒤늦게 대책을 내놓는 ‘사후약방문식’ 대처도 한계가 있지만 마련된 대책의 실효성도 문제다. 예컨대, ‘컨트롤타워’라는 범정부협의체의 경우 실질적인 권한과 기능이 명확히 구체화되지 않았다. ‘공공부문 특별신고센터’ 신설 등과 관련해서도 새로운 신고 체계를 만들 게 아니라 ‘1366 여성긴급전화’ 등 기존 제도를 개선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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