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유학이라며 택배알바"…성대 '편법취업 창구' 논란

이해진 기자
2019.01.17 05:05

현지 유학원과 독점 계약 맺고 무더기 입학…불법체류 논란 되자 무더기 제적

/그래픽=임종철 디자인 기자

성균관대학교 한국어학당이 베트남 유학생을 무더기로 받았다가 불법체류 논란이 일자, 무더기로 제적한 사실이 확인됐다. 성균관대 어학당 입학을 독점 알선한 유학원은 학생당 최대 1000만원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16일 대학가에 따르면 성균관대 어학당은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1학기당 약 800명씩(서울 500명·수원 300명) 베트남 유학생을 받았다. 성균관대 어학당은 1년 6학기제로 1년에 많게는 4000명 가까운 베트남 유학생이 들어왔다고 한다.

성균관대 어학당에 몸담았던 한 강사는 "베트남 학생만 한 학기에 수백명씩 무더기로 뽑았다"며 "이전에 비해 한국어 능력이 떨어지는 등 (입학하는) 학생질이 낮아졌다"고 말했다.

문제는 베트남 유학생들이 어학연수생에게 주는 단기 연수 비자(D-4)를 취득한 뒤 본격 취업에 나서면서 발생했다. D-4 비자는 최장 2년간 체류할 수 있는 단기 연수 비자다. 어학연수생은 6개월간 어학당에서 수업을 이수하면 시간제 취업(주 20시간 안팎)을 할 수 있다.

이들은 성균관대 어학당에서 6개월 수업을 들은 뒤 지방 소재 대학교 어학당으로 전학했다. 학업을 계속하기보단 지방에 있는 공장이나 건설현장에서 일하기 위해서다.

지방에 있는 한 대학교에선 2017년 1월부터 성균관대 어학당에서 베트남 유학생 200명이 전학 신청을 해와 실제 40명이 전학했다. 그러나 전학 온 유학생 대다수가 학교에 출석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 학교 어학당 관계자는 "수업을 빠지지 말라고 연락하면 대놓고 '지금 택배 일을 가야 해서 못 간다'는 식이었다"며 "많은 수가 아직도 소재 불명"이라고 말했다. 지방대 어학당에는 등록만 하고 취업하는 편법을 쓴 것으로 사실상 성균관대 어학원이 편법 취업 통로가 된 셈이다.

특히 성균관대 어학당은 베트남인이 운영하는 한 유학원과 독점 계약을 맺고 무더기로 유학생을 입학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이 유학원은 신변 보증금 등을 명목으로 한사람당 500만원~1000만원을 받았다. 서울 소재 한 대학교 어학당 관계자는 "베트남 현지 유학원은 상당수가 사실상 간판만 유학원"이라며 "브로커들은 '어학당 6개월만 거치면 2년간 체류하며 돈을 벌 수 있다'고 유인한다"고 말했다.

편법 취업을 노리는 베트남 유학생이 늘어나면서 성균관대에도 불똥이 떨어졌다. 법무부가 지난해 10월~11월 외국인 어학연수생이 50명 이상 전국 대학 소속 어학당을 대상으로 불법체류 비율 전수조사에 나섰기 때문이다.

성균관대는 부랴부랴 장기간 수업에 나오지 않은 학생들을 대량 제적처리했다. 법무부 공공데이터포털에 따르면 2018년 하반기 기준 성균관대 어학당에 재학중인 것으로 확인된 베트남 유학생은 701명이다.

문제가 불거진 이후 어학당 원장과 출석부를 허위로 작성한 행정실 직원도 사직했다. 행정실 직원은 어학당 강사에게 출석률 조작을 종용한 의혹도 있다. 어학당 관계자는 "원장 사임은 정년 퇴임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어학당 유학생 관리 소홀에 대한 학교 입장과 후속 조치를 듣기 위해 연락했으나, 성균관대 관계자는 "밝힐 입장이 없다"며 "(취재에) 응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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