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후베이성 거쳐온 외국인 송환 비용, 항공사가 책임진다

오문영 기자
2020.02.06 10:11

[the L]법무부, 항공사 등에 "입국시키지 말라" 공문…금지대상자 입국시 항공사 자체 비용으로 돌려보낸 뒤 구상권 청구 가능

지난달 31일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에서 중국 우한 거주 한국 교민 수송에 투입된 전세기가 도착한 가운데 교민들이 버스에 탑승하기 위해 줄 지어 서 있다./사진=이기범 기자 leekb@

법무부가 항공사 등에 중국 후베이성 방문 외국인 등을 입국시키지 말라고 통보했다. 이에 따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와 관련한 입국금지 대상자가 국내에 들어오는 것에 대한 책임을 운수업계가 지게됐다. 체류부터 송환까지의 비용도 부담해야 한다.

6일 법무부 등에 따르면 법무부는 지난 3일 국내에 이륙·착항하는 항공사와 항만사에 △후베이성 발급 여권 소지 중국인 △최근 14일 이내 후베이성 방문 외국인 △후베이성 관할 공관인 우한총영사관의 사증 발급자 등의 탑승수속을 허가하지 말라는 공문을 보냈다.

법무부의 이같은 통보를 어길시 항공사와 항만사는 법적 처벌을 받게된다. 출입국관리법 73조에 따르면 항공사와 항만사는 '출입국관리공무원이 입국 요건을 갖추지 못해 비행기나 선박 등에 탑승하기 부적당하다고 통보한 사람'의 탑승을 막아야 한다.

법무부의 통보는 입국 금지 대상자에 대한 송환책임을 항공사와 항만사에 넘기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출입국 관리법 76조는 "입국이 금지되거나 거부된 외국인이 탔던 선박 등의 장이 그의 비용과 책임으로 그 외국인을 지체 없이 대한민국 밖으로 송환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항공사 등은 입국금지된 외국인이 본국으로 돌아갈 때까지 그의 교통비와 숙식비 등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통상 본인이 왕복 항공권을 소지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만약 티켓 비용이 없는 경우라면 이 또한 항공사 등이 부담한다.

현행법상 항공사와 항만사가 입국금지자에 대해 지불한 돈을 반환받을 근거는 없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협약 부속서 규정에 따라서만 추후 해당 외국인에게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다.

법무부 관계자는 "항공사가 이번 재난 사태(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로 인한 입국금지자에 대해 지출하는 비용을 법무부가 따로 배상을 해주거나 그런 절차가 마련돼 있지는 않다"라며 "별도의 소송 절차를 거치는 수밖에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항공사 등에 입국금지된 외국인의 체류비를 부담케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감염증 등으로 인한 재난적 사태가 발생했을 경우 입국이 금지되거나 제한되는 외국인의 수가 급증할 우려도 있다.

이와 관련 박주선 바른미래당 의원은 지난해 9월 출입국관리법 개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개정안에는 송환을 기다리는 외국인의 체류비를 항공사가 부담하지 않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또 항공사 등 운수업자가 송환할 때까지 제공하는 숙식 등 비용을 해당 외국인에게 청구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을 신설하기도 했다.

당시 박의원은 "인천·김포·제주·청주·대구 등 공항 출국대기실 관리비용이 연평균 26억 6600만원에 달한다"며 "국가가 부담을 경감시킬 필요가 있다"고 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