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가 전관예우 병폐를 줄이고자 '전관 변호사'의 수임 제한을 최대 3년으로 늘리는 방안을 내놓은데 대해 법조계는 공정경쟁의 측면에서 대체적으로 환영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과연 3년이 적절한 기간인지를 두고 논란의 여지가 있다는 반응이 나온다.
또 법률시장에서 여전히 전관 변호사에 대한 신뢰가 높다는 점에서 전관 근절방안이 법조계 현장에 뿌리내리려면 전체적인 인식 개선도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법무부는 17일 법관이나 검사 출신 등 전관 변호사의 수임 제한 기간을 1년에서 최대 3년으로 늘리는 것을 골자로 한 '법조계 전관특혜 근절방안'을 발표했다. 이 방안에 따르면 1급 이상 공무원·검사장·고등법원 부장판사·경찰 치안감·지방경찰청장 등 '재산공개대상자'는 근무한 기관의 퇴직 3년 전부터의 사건을 퇴직 후 3년까지 수임할 수 없다.
변호사 시장에서는 기본적으로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상당히 의미있는 입법적 개선"이라며 환영하는 목소리가 높다.
김현 변호사(법무법인 세창·전 대한변협 회장)는 "수임제한 기간을 3년까지 늘린 것은 상당한 효과를 볼 것"이라며 "전관예우 방지에 한걸음 가까이 간 것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중견 로펌에서 일하고 있는 비(非)전관 변호사도 "법관이나 검찰 출신 변호사들이 현직에서 얼마나 영향력이 있는지를 고려하면 합리성이 있는 개선방안"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수임제한 기간을 3년으로 하는게 적절한지를 두고 논란 여지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진녕 변호사(전 대한변협 대변인)는 "(일반 기업에서) 전직 금지 규정을 2년 이상 했다가 법원에서 무효됐던 사안이 있었다"면서 "지나치게 강화하려다 나중에 지나치게 직업 선택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논란이 있을 수 있다. 강화를 하되 방법론에 대해서는 의견 수렴 절차를 더 거쳐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비전관 출신 변호사도 "3년으로 못 박을 경우 특정인이 타깃화 될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그는 "보통 검찰은 2년, 법원은 4년 지나면 임지를 옮기는데 1년 정도 근무하고 나와서 관내 사건을 수임해야 소위 '전관빨'이 생긴다"면서 "따라서 '1년 제한'이면 충분한 상황인데 이를 3년으로 늘릴 경우 직업선택의 자유 가치와 충돌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3년으로 지정하면 타깃화해서 시장을 죽이자는 건데 문제는 오히려 '몰래 변론'이 더 강화될 측면이 있다"고 강조했다. 검찰 출신 전관 문제가 더 심각한 상황인데 이른바 밥줄을 끊으면 검찰 수사과정에서 '몰래변론'이 더욱 기승을 부릴 수 있다는 우려다.
법무부는 이날 변호사 선임계를 제출하지 않고 검찰 수사 단계 등에서 변론 활동을 하는 이른바 '몰래 변론'에 대해서도 처벌을 강화했다.
현행 변호사법에는 '조세포탈이나 수임제한 등 법령 제한을 회피할 목적'에 한하고 있어 처벌이 어렵고, 적발돼도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 벌금으로 처벌 수위가 낮다. 이에 법무부는 정당한 이유 없는 단순 몰래변론이라도 처벌하겠다는 방침이다.
몰래 변론을 과연 제대로 찾아내 처벌할 수 있을지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청년 변호사 A씨는 "몰래 변론이라는게 재판 단계에서는 거의 없다"면서 "비공개인 검찰 수사단계에서 진행되는 몰래 변론을 어떻게 잡아낼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입법 강화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전체적인 인식개선이 절실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절박한 의뢰인들은 전관을 찾는 욕구가 워낙 강하다"면서 "현장에 정착되려면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변호사는 "전관의 힘에 대한 사람들의 믿음이 너무 강하다. 높은 수입을 보고 그 변호사에게 힘이 있다고 믿고, 그 믿음은 전관 변호사의 수입을 높여주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는데 입법을 강화한다고 해서 근본적으로 해결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대형로펌의 한 변호사도 "전관예우 시장도 마찬가지로 수요와 공급이 만드는 것"이라며 "이번 대책으로 공급자 시장에는 어느 정도 영향을 줄 수 있겠지만 전관에 대한 막연한 기대심리가 있는 등 수요자 인식을 변화시키려는 노력도 함께 병행해야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