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檢, 문은상 신라젠 대표 조만간 소환…횡령·배임 혐의

정한결 기자
2020.04.17 14:28
문은상 신라젠 대표이사가 지난해 8월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CCMM빌딩에서 열린 신라젠 긴급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바이오기업 신라젠의 '미공개정보 이용 주식매매' 의혹에 문은상 현 대표이사가 연루된 정황이 포착됐다. 최근 전 임원 두 명을 구속하는 등 수사 속도를 올리던 검찰은 조만간 문 대표도 소환할 것으로 보인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신라젠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남부지검은 업무상 횡령·배임 혐의로 문 대표를 소환해 본격 수사에 나설 계획이다.

앞서 검찰은 지난 9일 자본시장법 위반(사기적 부정거래) 및 횡령·배임 혐의를 적용해 이용한 전 신라젠 대표이사와 곽병학 전 감사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곽씨 등 신라젠 임원들은 항암제 '펙사벡'의 임상이 실패한 것을 사전에 알고 신라젠 주식을 미리 팔아 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는다. 서울남부지법은 이날 "증거 인멸과 도주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검찰은 곽씨 등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문 회장이 연루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곽 전 감사는 문은상 대표와 친인척 관계이다.

2016년 상장한 신라젠은 한때 시가총액 9조8000억원(코스닥 2위)에 달할 정도로 성장했으나 펙사벡 임상 실패로 주가가 추락하면서 개인투자자들의 피해가 속출했다.

그러나 경영진들은 주가가 급락하기 전 주식을 매도해 내부정보를 이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2016년 12월 신라젠의 코스닥 상장 후 곽씨 등 임원진이 매각한 주식의 규모는 2500억원에 달한다.

신라젠의 상장과 급성장 과정에 여권 인사들이 개입했다는 의혹이 일기도 했다. 2015년 신라젠의 기술 설명회에서는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직접 축사를 했다.

특히 신라젠의 최대주주였던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VIK) 대표는 노무현 전 대통령 지지모임인 '노사모' 출신으로, 유 이사장이 이끌었던 국민참여당 지역위원장을 지내기도 했다. VIK가 개최한 행사에서는 유 이사장과 김수현 전 청와대 정책실장, 김창호 전 국정홍보처장 등 여권 인사가 연사로 참여하기도 했다.

VIK는 신라젠에 450억원을 투자하고 그 주식을 매각하는 과정에 수백억원의 차익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대표는 지난해 9월 금융사기 혐의로 징역 12년형을 선고 받아 수감 중이다.

검찰은 이에 지난해 8월 부산에 위치한 신라젠 본사를 압수수색한 이후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검찰은 신라젠의 기술특례상장 경위를 비롯해 횡령 자금이 여권 인사들에게 전달됐을 가능성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로 김창호 전 처장은 2012년~2014년간 이 전 대표에게 6억2900만원의 불법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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