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정의연, 사업 관련 세금 한푼도 안냈다

이정현 기자
2020.05.19 16:18

펜션 영업을 수익사업으로 했다면 탈루 혐의 적용될 수 있어

정의기억연대가 운영한 경기도 안성시 금광면 소재 쉼터 '평화와 치유가 만나는 집'/뉴스1

기부금 횡령, 부당거래 등 각종 의혹에 휩싸인 정의기억연대(정의연)가 사업관련 세금을 단한번도 납부한 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펜션 영업 등으로 수익사업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에서 추후 탈루 혐의까지 받을 수 있는 대목이다.

20일 법조계와 과세당국 등에 따르면 정의연이 취득세나 지방세 등을 제외한 사업 관련 세금을 국세청에 납부한 적은 단 한번도 없다. 비영리법인 특성상 면세 혜택을 받아 그랬을 수 있지만 수사 과정에서 수익사업을 한 것이 드러날 경우 탈루 혐의가 추가될 수 있다. 국세청 등 과세당국이 직접 세무조사를 진행해 수익사업 여부를 먼저 판단할 수도 있다.

정의연은 민법 제32조에 따라 설립된 비영리법인이다. 민법 제32조는 학술, 종교, 자선, 기예, 사교 기타 영리 아닌 사업을 목적으로 하는 사단 또는 재단은 주무관청의 허가를 얻어 이를 법인으로 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현행법상 비영리법인은 설립취지에 따른 고유목적사업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수익을 낸 경우 법인세가 면제된다. 또 출연재산 상속 및 증여의 경우 과세가액에 불산입돼 상속세나 증여세도 면제된다.

하지만 비영리법인이 법인세법에서 규정하는 수익사업을 했을 경우에는 법인세를 납부해야 한다. 법인세법 제4조 제3항은 비영리법인의 수익사업에서 생기는 소득에 대해서 법인세를 과세하도록 하고 있다. 수익사업의 종류는 법인세법 시행령에 규정돼 있지만 과세당국의 판단 하에 수익사업으로 지정될 수도 있다.

가장 문제가 되고있는 의혹은 정의연이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위한 쉼터(힐링센터)를 펜션처럼 대여해주면서 영업했다는 의혹이다. 정의연은 경기도 안성시 금광면 상중리에 위치한 힐링센터를 본래 설립 목적과 달리 펜션으로 활용하면서 대여한 단체들로부터 사용료를 받아 수익을 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같은 논란은 한 블로거의 게시물로부터 비롯됐다. 이 블로거는 2016년 7월 '안성 펜션 다녀왔어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린 뒤 쉼터 사진을 게시했다. 블로거는 글에서 쉼터를 '안성 펜션'이라고 지칭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자세히는 모르는데 위안부할머니들을 위해 지어진 곳"이라면서 "행사로 종종 쓰이고 평소에는 펜션으로 쓰여진다나 봐요"라고 적었다. 또 "나라와 기업에서 지원받아 지어진 건물 같은데"라고 적기도 했다.

비영리법인의 펜션 영업은 법인세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수익사업에는 해당하지는 않는다. 설립 목적에 반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건물을 펜션처럼 활용했다면 비과세 대상이라는 것이다. 정의연측은 "뜻을 같이하는 연대단체에만 힐링센터를 대여해줬고 사용료 명목으로 돈을 받았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2018년과 2019년 대여 건수를 따져봐도 최대 7건에 불과하고 수익금도 60만원 이내"라고 의혹을 부정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정의연이 힐링센터 대여를 어떤 방식으로 했는지 면밀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만약 정의연이 특별한 광고 없이 연계된 단체들에게만 알음알음 연결해 쉼터를 대여해 줬다면 수익사업으로 보기 어렵지만 인터넷 등 매체를 통해 광고를 하고 쉼터 내에서 물건이나 음식을 팔아 별도 이윤을 냈다면 충분히 수익사업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조세 전문 변호사는 "비영리법인이 수익사업을 했는지를 보려면 사업성을 따져봐야 하는데, 연속적으로 사업을 계속 했는지가 중요하다"면서 "힐링센터같은 경우 정의연은 최소 몇년간 이같은 대여업을 해온 것으로 보이는데 이 경우 운영방식에 따라 충분히 수익사업으로 볼 여지는 있다"고 말했다.

한편 힐링센터가 숙박업이 아닌 단독주택으로만 신고된 것으로 밝혀지면서 안성시청은 현재 불법 영업 여부를 검토 중이다. 보건소에서 위생적으로 하자가 없는지 검사한 뒤 허가를 받아야 숙박업 영업이 가능한데 힐링센터는 그러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안성시 보건소는 최근 쉼터에 대해 약식으로 현장 조사를 벌이기도 했다.

과세당국인 국세청은 정의연에 회계장부를 수정해 공시하라는 재공시 명령을 내리겠다는 방침을 밝혔을 뿐 아직까지 특별한 단속 움직임을 보이진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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