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검사의 자격요건에 해당하는 전직 판사의 수가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다. 공수처 검사의 절반이 사실상 법원 출신 공무원으로 구성된다는 점에서 인력난이 예상된다.
22일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공수처법상 자격요건에 해당하는 판사 출신 변호사를 자체 조사한 결과 실질적인 공수처 지원 대상에 해당하는 대상은 59명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됐다. 전직 판사 중에서도 로펌 고문 등 고위직급은 제외했다.
현행 공수처법에 따르면 공수처 수사인력은 최대 65명으로 평검사 25명, 수사관 40명으로 구성할 수 있다. 이 중 공수처 검사는 변호사 자격을 10년 이상 보유하고 재판·수사 또는 수사처규칙으로 정하는 조사업무 등 실무를 5년 이상 수행한 사람만 가능하다. 특히 검찰 출신이 공수처 검사 정원의 절반을 넘지 못하게 돼 있다.
문제는 공수처 검사의 절반에 해당하는 판사 출신 법조인 중 해당 자격요건을 충족하는 대상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올해 기준 해당 자격요건을 충족하기 위해선 최소 사법연수원 39기 이상 법조인이면서 만 54세 미만이어야 한다. 이 중 재판·수사 또는 조사업무를 5년 이상 수행하려면 사실상 전·현직 검사 혹은 판사만 가능하다. 경찰도 가능하지만 변호사 자격증을 소지한 인원이 적어 한계가 있다.
이를 근거로 산출해 보면 지난 8월 기준 위 자격요건에 해당하는 전직 판사의 수는 전체 380명 중 59명에 불과하다. 현직 판사들은 평검사 직급인 공수처 검사를 지원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공수처 검사는 대부분 전직 판사들로 이뤄질 가능성이 커 이들로 공수처가 구성될 것으로 보인다.
더 큰 문제는 전직 판사들 역시 대부분 변호사로서 자리를 잡은 이들이 많아 임기가 제한적인 공수처 검사를 위해 현업을 그만두고 지원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법조계 반응이다. 즉, 60명 안팎의 인력풀에서마저 지원율을 보장할 수 없다는 것이다.
결국 공수처가 출범하더라도 심각한 인력난에 시달릴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경쟁률이 6:1도 되지 않는 좁은 인재풀에서 수사 능력이 있는 인재를 선발하는 것은 그만큼 어려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수사 대상이 고위공직자란 점에서 수사능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곳이지만 이런 상황에서 제대로 된 선발이 가능할지는 미지수인 셈이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현행 공수처법상으로는 애초에 지원할 수 있는 사람이 너무 적어 지원자 중에선 경쟁 없이 선발해야 할 판이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올만하다"며 "지원자격의 문턱을 현실적으로 낮춰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