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찰청이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 수사 도중 한동훈 검사장을 독직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정진웅 광주지검 차장검사에 대해 법무부에 직무배제를 공식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법무부 실무진에서도 검토 결과 정 차장검사를 직무배제해야 한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2주 가까이 결정이 나지 않고 있다.
11일 머니투데이 더엘(the L) 취재를 종합하면 대검은 지난주 법무부에 정 차장검사에 대한 직무배제를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 서울고검이 정 차장검사를 기소한 후 정 차장검사의 직무배제 여부를 두고 대검 측이 법무부에 구두로 의사를 타진했으나 법무부에서 마땅한 답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직무배제가 더이상 늦어지면 안된다는 점을 고려해 공식 절차를 밟게 됐다는 후문이다.
검사징계법에 따르면 직무집행 정지는 법무부 장관이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 징계혐의자에게 직무집행의 정지를 명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다. 이 경우 2개월의 범위에서 다른 검찰청이나 법무연수원 등 법무행정 조사·연구를 담당하는 법무부 소속 기관에서 대기하도록 할 수 있다.
대검은 관련 규정 검토를 거쳐 법무부에 직무배제 필요성을 언급했으나 답이 없자 정식 공문을 보낸 것으로 전해진다. 대검 공문은 법무부 검찰국에 전달돼 관련 규정 검토가 이뤄졌다. 실무진에서는 직무배제가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보고했으나 윗선에서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법조계에선 형평성에 어긋나는 처사라는 지적이 나온다. 그간 법무부는 비위 검사에 대해 즉각적으로 직무를 배제해왔다. 한 검사장의 경우에도 의혹이 제기된 직후 직무에서 배제된 바 있다. 이에 대해 법무부는 "직무배제 문제와 관련해선 밝힐 수 있는 부분이 없다"고 말했다.
서울고검은 지난달 27일 정 차장검사를 독직폭행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재판, 검찰, 경찰 등 인신구속에 관한 직무를 행하는 자가 그 직권을 남용해 형사 피의자에게 폭행 또는 가혹한 행위를 했을 경우 1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할 수 있다.
정 차장검사는 지난 7월29일 오전 11시20분쯤 법무연수원 용인분원 한 검사장의 사무실에서 압수수색영장 집행 중 소파에 앉아 있던 한 검사장의 팔과 어깨 등을 잡고 소파 아래로 밀어 누르는 등 폭행을 가해 한 검사장에게 전치 3주의 상해를 입힌 혐의를 받는다.
서울고검은 정 차장검사에 대해 감찰에 착수한 후 사실 여부를 조사해왔다. 압수수색에 참여했던 검사 등에 대한 참고인 조사를 통해 폭행 상황을 확인한 후 8월 말쯤 정 차장검사를 피의자로 전환했다.
서울고검은 정 차장검사에게 수 차례 소환조사를 요구했으나 정 차장검사가 이를 거부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정 차장검사의 소환 통보를 보류해달라고 요청을 한 것으로 알려져 외압 논란도 불거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