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적도 없는 SNS 연인에 16억 보낸 사람들…26명 홀린 수법

류원혜 기자
2021.05.18 08:20
로맨스 스캠을 위해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SNS 계정(왼쪽), 한 누리꾼이 'kim castro'라는 이름의 인물을 사칭한 자로부터 받은 메시지를 공개했다./사진=온라인 커뮤니티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군복 입은 미군이나 해외에 사는 변호사, 의사 등을 사칭해 호감을 산 뒤 거액을 가로챈 사기(로맨스 스캠) 조직 4명이 구속됐다.

경기북부경찰청은 범죄단체 가입 및 활동, 사기 등 혐의로 외국 국적 30대 남성 A씨 등 4명을 구속했다고 18일 밝혔다.

A씨 등은 지난해 8월부터 최근까지 SNS에서 미군, 변호사, 의사, 뛰어난 외모의 외국인 등을 사칭하며 피해자 26명에게 접근한 뒤 퇴직 보증금, 물품 운송료 등의 명목으로 16억5100만원을 뜯어낸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피해자들에게 연인 행세를 하며 결혼을 약속하고 "너와 한국에서 남은 일생을 보내고 싶다", "퇴직금 받으면 함께 사용하자", "당신을 사랑한다" 등의 다정한 말로 속였다.

한 누리꾼이 'amanda'란 이름을 사칭한 사기꾼으로부터 받은 메시지를 온라인상에 공개했다. 그는 "지인의 피해 사실을 알리고자 한다"고 밝혔다./사진=온라인 커뮤니티

또 "퇴직금으로 받은 금괴를 보내줄테니 보관해달라", "해외 파견 중인데 120만달러를 대신 보관해주면 30%를 주겠다", "군 작전 중 발견한 금괴 운송료를 보내달라"며 돈을 요구한 뒤 송금이 확인되면 잠적했다.

한 피의자는 자신을 해외 파병군인이라고 속인 뒤 "해외 파병 중 다쳤는데 수술비가 필요하다"고 동정심을 자극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 등은 △총책(사기조직 총 관리) △관리책(피해금 인출지시, 인출책 관리, 피해금을 수거해 총책에게 송금) △인출책(범행 계좌에서 피해금 인출) 등으로 역할을 분담하며 치밀하게 범행을 이어간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경기도 외국인 밀집 구역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을 조직원으로 포섭하고, 조직 내 보안 유지를 위해 "가족을 살해하겠다"고 협박한 정황도 발견됐다.

경찰은 이들의 은닉재산을 추적해 범죄수익금이 확인될 경우 신속하게 기소 전 몰수·추징보전을 신청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로맨스스캠 피해 예방을 위해 예방수칙을 숙지해야 한다"며 "혹시 사기 피해가 발생할 경우 대처방법을 참고해 신속히 수사기관에 신고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사진=뉴시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