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아껴야죠" 우르르 줄 서는데…'학식' 못 여는 대학 속사정

김창현 기자, 김도균 기자
2023.03.08 05:47
6일 오후 12시25분. 서울시 동작구에 위치한 숭실대학교 학생회관 식당 모습. /사진=김창현 기자.

#6일 오전 11시30분 서울시 동작구에 위치한 중앙대학교. 점심시간이 가까워지자 학생들이 학생식당이 있는 건물로 몰려들었다. 식당이 문을 연 지 10분 만에 키오스크(무인 주문기)에서 식당으로 내려가는 에스컬레이터 앞까지 긴 줄이 생겼다.

#서울시 광진구에 있는 A대학 학생식당은 세 곳 중 두 곳이 불이 꺼져 있었다. 도서관 지하에 있는 학생식당은 의자가 책상에 올라가 있었고 창틀에는 먼지가 쌓여 있었다.

고물가 여파로 저렴한 학생식당을 선호하는 대학생들이 늘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19(COVID-19) 여파를 이기지 못한 업체들이 도산한 데 더해 고물가 여파로 신규 업체가 사업에 나서지 않으면서 일부 대학들은 골머리를 앓고 있다.

7일 통계청 '2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외식물가가 전년 동기 대비 7.5% 올랐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 종합포털 '참가격'에 의하면 비빔밥과 냉면 가격은 평균 1만원을 돌파했다. 대학생들이 자주 먹는 자장면과 김밥 가격도 각각 13.9%, 12.0% 인상됐다.

자연스레 학생식당 인기가 올라가고 있다. 변리사 시험을 준비 중인 중앙대 재학생 지승우씨(24)는 "과거에는 학교 정문이나 중문에 있는 식당에서 5000~6000원으로 한 끼를 해결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최소 1만원"이라며 "학생식당에는 5500원만 내면 뷔페식으로 마음껏 배불리 먹을 수 있는 코너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모든 대학의 사정이 비슷한 것은 아니다. 운영 업체를 찾지 못해 학생식당을 축소해서 운영하는 곳이 A대학을 포함해 서울에만 상당수 있다. 코로나19로 대면 수업이 끊긴 사이 학생식당을 위탁 운영해온 업체들이 하나둘 떠났기 때문이다. 일부 중소규모 업체들 여럿은 도산을 면치 못했다. 일부 대형 위탁 업체는 학교 밖에서 사업 기회를 찾았다.

학생식당 위탁업체 B사 관계자는 "업체들이 영업하려면 필요한 최소 식수인원이 있는데 지난 3년간 코로나로 인해 이를 채우지 못했다"며 "코로나로 축적된 손실 비용이 여전히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중소규모 업체는 도산하고 대형 업체는 학생식당 대신 고객이 더 많은 기업 사업장으로 눈을 돌리는 추세"라고 했다.

고물가로 식자재 값은 오른 반면 학생식당 가격은 올리기가 힘들어 학생식당 운영에 나서는 업체는 줄었다. 서울의 한 대학은 최근 학생식당 운영 업체를 찾기 위해 입찰을 15번 했지만 모두 유찰됐다. 업계 순위권에 드는 D사 관계자조차도 "최근 식재료 물가 상승, 가스비·인건비 등 상승으로 운영이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고 밝혔다.

대학에서 학생식당 업무를 담당하는 C씨는 "학생들 복지를 위해 학교에서 임대료를 받지 않는 방식으로 학생식당 위탁운영업체를 지원하고 있지만 코로나와 고물가로 업체들이 학생식당 사업에서 철수하는 분위기"라고 했다.

학생들은 하루빨리 학생식당 운영이 정상화되기를 소망했다. A대학 재학생인 정모씨는 "코로나 이후 도서관 지하 식당과 학생회관 식당이 3년 넘게 문을 닫고 있고 그나마 운영하는 한 곳도 저녁까지 제공하지는 않는다"며 "물가가 오르는데 다시 학생식당을 이용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7일 서울시 광진구에 위치한 A대학 도서관 지하1층 학생식당 모습. 학생식당 문이 잠겨있고 의자는 책상 위에 올라가있다. /사진=독자제공.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