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도 파산신청 급증…'도미노 도산' 우려 커졌다

성시호 기자
2023.04.20 17:00

[MT리포트-빚에 떠밀린 청년들, 파산 내몰린 기업들]③고금리·고물가·고환율에 법인 파산신청 급증

[편집자주] 빚에 떠밀려 회생 파산을 신청하는 2030대가 역대 최대다. 빚투와 영끌에 올인했다 회생법원 앞에 줄선 청년들이 경제회복의 최대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경기 침체 속에서 회생보다 파산을 선택하는 기업들도 크게 증가했다.

고금리·고물가·고환율의 '3고(高)'와 글로벌 경기침체에 쓰러진 기업들의 회생·파산 신청도 줄을 잇고 있다. 특히 회생 대신 파산을 선택하는 자포자기 사례가 늘고 있다는 게 심각성을 더한다.

사법부가 20일 발표한 법원통계월보에 따르면 올해 1~3월 전국 법원에 접수된 법인파산 신청은 326건으로 회생 신청 193건 앞질렀다. 지난해 같은 기간 법인파산 신청이 법인회생 신청보다 85건 많았던 데 비해 올해는 차이가 크게 확대됐다.

지난해 월간 법인파산 신청 건수는 대체로 70~90건 수준을 오가다가 12월 107건으로 100건을 넘어섰다. 올해 들어서는 1월 105건, 2월 100건, 3월 121건으로 심상찮은 증가세를 보였다.

업계에서는 실제 파산 기업 수가 더 많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회생신청 이후 회생폐지 절차를 밟아 최종 파산으로 이어지는 기업은 법원월간통계에 반영되지 않기 때문이다.

올 들어 파산을 신청하는 기업이 두드러지는 것은 경기침체가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면서 기업들이 고단한 회생 절차를 밟기보다 문을 닫는 쪽을 선택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회생·파산 신청 건수 자체보다 회생·파산 신청을 한 기업 가운데 중견기업이 상당수 눈에 띈다는 점을 더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분위기도 역력하다. 중견기업이 넘어지면 크고작은 협력업체들에 줄줄이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올 하반기 줄도산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얘기가 고개를 드는 게 이 때문이다.

지난 7일 법인회생 신청서를 제출한 대창기업(지난해 시공능력평가 109위)이 대표적이다. 대창기업은 신탁사가 발주한 현장이 많아 업계 전반에 막대한 파급효과를 미친다. 시공사가 법정관리에 돌입하는 경우 대개 공사가 제한되는 탓에 신탁사는 새 시공사를 선정해야 한다.

지난해 시공능력평가(도급순위) 133위의 중견 건설사 에이치엔아이엔씨도 지난달 21일 법원에 법인회생을 신청했다. 에이치엔아이엔씨는 현대가(家) 3세 정대선씨가 최대주주로 어려워진 자금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지난해 말 IT부문을 물적분할해 매각했지만 결국 자금난을 해소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대형 법무법인 소속 A변호사는 "아직 줄도산이 가시화되는 단계는 아니지만 줄도산이 시작된다면 발단은 평균 부채 비율이 높은 건설업종일 수 있다"며 "PF(프로젝트 파이낸싱)에 돈이 묶인 금융권도 자금 회수가 어려워지면 경영이 악화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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