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특허 가진 '초고해상도 디스플레이', 현실화 가능성 '성큼'

한국이 특허 가진 '초고해상도 디스플레이', 현실화 가능성 '성큼'

박건희 기자
2026.02.19 01:00

이태우 서울대 재료공학부 교수 연구팀
페로브스카이트 발광체 대량생산 기술 개발
한해 3회 연속 '네이처'·'사이언스' 이름 올려…세계적으로 드문 사례

저온주입법(Cold-injection method)을 활용한 페로브스카이트 나노결정의 대량 합성 및 어플리케이션을 보여주는 그래프와 사진 /사진=이태우 서울대 교수
저온주입법(Cold-injection method)을 활용한 페로브스카이트 나노결정의 대량 합성 및 어플리케이션을 보여주는 그래프와 사진 /사진=이태우 서울대 교수

초고해상도 TV와 증강현실(AR) 기술의 핵심인 신소재 '페로브스카이트'를 대량 생산하는 기술이 국내에서 나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는 이태우 서울대 재료공학부 교수 연구팀이 페로브스카이트 나노 결정의 발광 효율을 100% 유지하며 대량 생산할 수 있는 새로운 합성 기술을 개발했다고 19일 밝혔다. 연구 성과는 저명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이날 게재됐다.

페로브스카이트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와 QLED(무기양자점 발광다이오드)를 뛰어넘는 발광 성능으로 초고해상도 TV를 비롯한 AR, VR(가상현실) 기술에 쓰일 것으로 기대되는 소재다.

다만 소재를 제품화하는 게 난제였다. 150도(℃) 이상의 고온 용액에 소재를 주입하는 '핫 인젝션' 합성 기술이 주로 사용됐지만, 불이 날 위험이 있는 데다 산소와 수분을 차단하기 위한 특수 설비도 필요했다. 상온에서 합성할 수 있는 기술이 제시됐지만 균일하고 품질이 높은 나노결정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연구팀이 개발한 방식은 '저온 주입 합성'이다. 0℃ 부근의 낮은 온도로 냉각한 리간드 용액에 페로브스카이트 전구체 용액을 주입한다. 그러면 '유사 유화'(pseudo-emulsion)라 불리는 상태가 된다. 유사 유화 상태에서는 페로브스카이트 나노 결정이 합성되는 속도가 제어되면서 결함 생성도 억제된다. 이를 통해 100% 발광 효율을 가진 고품질 나노결정을 만들 수 있다.

연구팀은 교원 창업 기업인 에스엔디스플레이와 협력해 페로브스카이트 나노 결정을 대량 생산, 이를 기반으로 색변환 필름을 제작했다. 필름을 실제 태블릿 디스플레이에 장착해 상용화 가능성도 검증했다. 이 기술은 최근 미국에서 열린 'CES 2026'에서 페로브스카이트 발광체 분야 최초로 혁신상을 받기로 했다.

무엇보다 연구팀은 전 세계적으로 페로브스카이트 소재 연구가 본격적으로 이뤄지기 전인 2014년 이미 관련 원천 특허를 확보해 둔 상태다. OLED는 핵심 소재 기술에 대한 특허료가 해외에 있어 우리 기업이 매번 특허료를 지불하는 상황이지만, 페로브스카이트 디스플레이가 상용화될 경우 한국이 기술을 주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연구를 이끈 이태우 교수는 "페로브스카이트 소재의 디스플레이 응용을 위한 고효율·고안정성 발광 소자를 개발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연구팀은 앞서 지난달 15일에도 '과학계 양대 산맥'이라 불리는 저명 학술지 '네이처'와 '사이언스' 본지에 디스플레이 핵심 기술에 대한 연구 성과를 각각 발표했는데, 이번 연구로 한 달 만에 다시 네이처 본지에 실렸다. 같은 해에 최상위 학술지에 성과 3편을 게재한 것으로 이는 전 세계적으로 매우 드문 사례다.

이번 연구는 과기정통부 기초연구사업, 미래개척융합 과학기술개발 사업의 지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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