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 시내버스 50분 타고, 내려서 토했었지요."
서울에 사는 67세 이봉숙씨(가명)는 최근 전기 시내버스를 탔다. 처음엔 그게 전기 버스인줄도 몰랐단다.
속도가 확 빨라졌다, 급격히 줄어들었다를 반복했다. 이씨는 "보통 타던 시내버스보다 훨씬 심했다"고 했다.
속이 울렁거리며 멀미가 시작됐다. 식은땀이 날 정도였다. 내리고 싶었으나 이씨는 꾹 참고 목적지까지 갔다. 그렇게 40분이 지나 내린 뒤, 도저히 견딜 수 없어 인근 화장실에 가서 구토를 했다.
나중에 자녀들한테 토로하니 "전기 버스 난폭운전 같다"고 했다. 탑승 시간대 버스 번호를 찾아보니, 전기 시내버스가 맞았다.
일부 전기 버스의 '난폭 운전'으로 인해 괴로움을 호소하는 승객들이 많았다.
전기차 특성상 가속도가 내연기관 차량보다 2배까지도 빠른데, 이를 감안하지 않고 '급출발·급제동'을 반복하는 탓이다. 회생제동(속도를 줄이며 발생한 에너지가 발전기를 돌려 배터리를 충전하는 것)으로 인한 출렁거림도 멀미 원인으로 꼽힌다.
직장인 김은진씨(31)는 "카드 찍고 뒷자리로 가는데, 전기버스가 갑자기 확 출발했다"며 "가속도가 너무 급격해 자빠질뻔했다"고 했다. 자영업자 윤모씨(44)도 "집에 가는 길 전기 버스 탈 때였는데, 버스가 급출발해서 서 있던 어르신이 손잡이를 잡고 있었음에도 고꾸라질 뻔했다. 퇴근길 만원 버스가 아녔으면 100% 넘어져 다쳤을 것"이라고 했다.
급출발과 급제동으로 인해 멀미를 했단 승객도 많았다.
대학생 최윤영씨(22)는 "속도를 확 높였다가 확 줄이고, 다시 확 높이는 걸 단시간에 반복하니 속이 너무 좋지 않았다"며 "겨울철엔 난방 때문에 멀미가 더 심해서, 전기버스면 안 타는 편"이라고 했다. 최씨는 서울시에 신고까지 했으나 '철저히 교육하도록 요청했다'는 대답 정도만 들었다.
직장인 이준후씨(33)도 "전기버스면 특성상 속도 바뀜이 급한데, 이를 생각 않고 막 운전하는 기사들이 많다"며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 같을 때도 있었다. 힘들었다"고 괴로움을 호소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회생제동 단계를 조절하는 시스템이 있는데, 전기버스는 시민들이 많이 이용하는 만큼 섬세하게 적용해야 할 것"이라며 "급가속 같은 부분은 운전기사 역량이 좌우되는 거라, 지속적인 교육이 필요할 것 같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