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 4기 수술 대상 아냐…감성팔이 넘어가지 말아야" 의대 교수 항변

류원혜 기자
2024.02.21 14:02
전공의 집단 행동 여파가 이어지고 있는 21일 오전 광주 동구 전남대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확대 방침에 반발하는 전공의들이 진료를 중단하면서 위중한 환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정진행 서울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20일 JTBC에 "폐암 4기인데 수술을 못 받아 돌아가신다는 이야기가 들린다"며 "폐암 4기는 수술 대상이 아니다. 감성팔이에 넘어가지 말아야 한다"고 밝혔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의사 파업 때문에 폐암 4기 환자인 엄마의 수술이 밀렸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A씨는 "엄마는 약 2년간 항암 치료를 받았다. 다음 주 수술하기로 해서 오늘도 피검사와 수술 전 마지막 검사를 했다"며 "그런데 갑자기 담당 교수한테 전화가 오더니 '의사들이 파업해 출근을 안 하고 있어 수술이 안 된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함께 공개된 입원 예약 안내문에 따르면 A씨의 어머니는 지난 19일 입원해 20일 수술을 앞두고 있었다. A씨는 "뉴스는 봤지만 이런 일이 우리한테도 일어날 거라곤 꿈에도 생각 못했다"며 "환자 생명으로 자기 밥그릇 챙긴다고 협박하는 게 의사가 할 짓이냐"고 분노했다.

폐암 4기인 이건주 한국 폐암 환우회장도 지난 19일 유튜브 채널을 통해 "환자들은 치료 환경 개선과 의사들의 배려를 기다리고 있다"며 "최고 지성과 명예를 갖춘 집단으로서 부족한 사회에 대한 관용을 보여달라"고 호소했다.

A씨가 공개한 입원 예약 안내문./사진=온라인 커뮤니티

폐암 전문 병리학자인 정 위원장은 A씨의 글이 화제를 모으면서 논란이 불거지자 해명한 것으로 보인다.

정 위원장은 "불안과 실망을 끼쳐 의료인으로서 사과 말씀드린다"면서도 "의사들을 너무 때리지 말아달라. 의료인들이 왜 사회적 왕따가 되고 있는지, (의사들을) 왕따 시키면 누가 제일 이익을 보는지, 왜 언론이 의사들을 마녀사냥 하는지 냉정하게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

정부의 강경 대응에 대해서는 "강하게 나오면 안 된다. 의사들은 '우리가 왜 죄인이냐'면서 더 반발할 것"이라며 "전공의들은 근로기준법 적용도 받지 못했다. 자극적인 말은 빨리 그만두라고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왜 의료계에서 의대 정원을 2000명 늘리면 시스템이 망가진다고 하는지 귀 기울여 들어야 한다"며 "협박을 그만두시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주요 100개 수련병원을 대상으로 점검한 결과 소속 전공의의 55%(6415명)가 사직서를 제출했다. 이 중 25%(1630명)는 근무지를 이탈했다. 다만 사직서는 모두 수리되지 않았다.

복지부는 현장 점검에서 출근하지 않은 걸로 확인된 전공의 총 831명에게 업무개시명령을 발령했다. 이에 따르지 않으면 1년 이하 자격 정지 또는 3년 이하 징역형에 처한다. 지난해 개정된 의료법에 따라 금고형 이상을 선고받으면 의사 면허가 취소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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