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소송 항소심에서 위자료로 20억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두고도 법조계에서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이어진다. 2022년 12월 1심 재판부가 산정한 위자료 1억원도 통상적으로 많아야 5000만원 수준인 관례를 크게 넘어서 논란이었는데 무려 20배가 늘었다는 점에서 징벌적 성격이 짙다는 것이다.
특히 재산분할 규모를 1조4000억원 가까이 인용하면서 위자료까지 대폭 늘린 것은 달리 해석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보람 법률사무소 해온 대표변호사는 "일반적인 이혼 사건에서는 3000만원이 최대치고 외도 기간이 길거나 폭행 등이 동반됐을 경우라야 5000만원 수준의 위자료가 나온다"며 "이번 소송에서는 구체적 부정행위의 정도와 당사자의 경제 상황도 고려해 실질적으로 징벌적 의미가 인정된 금원이 책정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가정법원 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도 "재산분할이 별도로 이뤄졌는데도 불구하고 재판부가 정신적 배상에 해당하는 위자료를 대폭 늘린 것은 재벌가는 정신적 충격도 일반인보다 더 크게 받는다고 본 것인지 따져볼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례적인 위자료 판례가 다른 이혼소송에서 새로운 선례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양소영 법무법인 숭인 대표변호사는 "부정행위 과정에서 재산이 외도 상대방에게 빠져나가는 경우가 있다"며 "위자료 금액이 이런 부분을 충분히 반영을 못 하는 경향이 있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한 판결"이라고 말했다.